일부 육아 프로그램이 저출산의 원인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고위)가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변화와 미디어의 역할’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발제자로 나선 유재은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은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를 언급하며 “미디어에 결혼·출산에 대한 부정적 메시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유 위원은 결혼과 출산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줄이기 위해 미디어의 부정적 메시지는 줄이고 긍정적 메시지를 자주 노출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은 갈수록 결혼도, 출산도 포기하고 있다. / 뉴스1

백혜진 한양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결혼, 출산, 가족의 소중함에 대한 사회 규범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캠페인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 교수는 “청소년, 미혼남녀, 신혼부부 등 타깃을 세분화하고 브랜드를 구축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개발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일도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원은 ‘생활 속 부모의 즐거움’을 다년간 광고한 미국의 출산·양육 공공광고 사례를 소개했다. 2013년부터 방송된 이 공공광고는 미국 전역에 242억회 이상 노출됐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2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2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0.03명 감소한 수치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16년에 1.17명으로 전년 대비 0.07명 떨어진 뒤 줄곧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부터 2022년(잠정)까지 1.05명→0.98명→0.92명→0.84명→0.81명→0.78명으로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사이에서 8년째 꼴찌를 기록 중이다. 사진은 2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산부인과 앞을 시민이 유모차에 유아를 태우고 지나는 지나는 모습. / 뉴스1

최 연구원은 “대중매체를 활용해 정책메시지에 대한 지속적·다각적인 장기 광고캠페인이 진행돼야 공중의 이해와 태도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송콘텐츠에 협찬을 통해 ‘자녀와 어울려 행복한 순간’을 노출함으로써 긍정적 이미지를 확산하고 간접 경험 기회를 반복적으로 시청자에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백 교수는 “현재 사회규범과 역행하는 캠페인은 저항과 정부에 대한 반감, 외면과 냉담을 야기할 수도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11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대구시교육청 직업교육박람회-특성화고·마이스터고 페스티벌’을 찾은 학생들이 대구보건고 보건간호과 부스에서 육아체험을 하고 있다. 학생들의 다양한 직업계고 교육활동 체험, 미래 직업에 대한 흥미와 적성 확인, 진로 설계를 지원하기 위한 이번 박람회는 12일까지 계속된다. / 뉴스1

최 교수도 “정부가 결혼에 대한 선택권을 제어한다는 인식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위해 결혼과 출산을 하는 것이 더 좋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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