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1차 방류 땐 정부·여당 맹비난하며

국회 경내 ‘촛불 집회’ 등 여론전 사활

방류저지총괄대책위 소속 의원들 SNS

1차 땐 하루 8개씩 게재, 2차 땐 ‘0~1건’

일본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과 국제원자력기구 IAEA는 ‘처리수’로 표기) 첫 해양방류에 ‘결사 항쟁’을 외치던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2차 해양방류가 시작된 지 사흘 째에도 눈에 띄는 퍼포먼스가 없다.

1차 방류가 시작된 지난 8월말부터 9월 중순까지 하루 수 건의 규탄성명을 쏟아내고, 해외로 나가 여론전을 펼치거나 국회 경내에선 대규모 촛불집회까지 개최해 프로파간다(선전·선동)에 나서던 모습이 무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월 23일 국회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철회 촉구 촛불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월 23일 국회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철회 촉구 촛불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방류 중단 1인시위 하던 野 관계자
“처음 계획보다 성과 별로 없더라”

7일 야권에 따르면 일본 도쿄전력이 지난 5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2차 해양 방류를 시작한 가운데, 민주당에서 이날까지 사흘 간(5일~7일) 나온 공식적인 논평이나 규탄 성명은 ‘1건’에 불과했다.

앞서 도쿄전력이 오염수 1차 방류분 7788톤(t)을 처분을 시작한 시기(8월 24일~9월 11일) 중 최초 방류일인 8월 24일부터 사흘 간(24일~26일) 카카오톡 민주당 공보국 출입기자방에서 ‘오염수’로만 검색된 규탄 메시지 총 15건과 비교하면 현저히 적다.

1차 오염수 방류 당시 민주당의 공식적인 대변인 논평이나 대책위원회 등의 규탄성명 및 기자회견 등 건수를 구체적으로 보면, 최초 방류일인 8월 24일 △강선우 대변인 브리핑 3건 △홍성국 원내대변인 브리핑 1건 △후쿠시마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총괄대책위원회(대책위) 런던협약 기자회견문 1건 △용산 대통령실 앞 기자회견 1건 등 하루에만 총 6건이었다.

이어 25일엔 △권칠승 수석대변인 브리핑 2건 △강 대변인 브리핑 2건 △이재명 대표가 참가한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투기 중단 국민행진 보도자료 1건 △후쿠시마 대책위의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중단 연대 위해 출국’ 보도자료 1건 등 총 6건이다.

또 26일엔 △강 대변인 브리핑 1건 △이 대표가 참가한 범국민대회 규탄 메시지 1건 △오염수 투기중단 방일단 출국 기자회견 1건 등 총 3건이었다.

반면 2차 방류 시작일인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사흘 간 확인된 공식 메시지는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의 논평 ‘1건’ 뿐이었다. 기껏해야 대책위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투기를 철회할 수 있도록 강력히 싸워 나가겠다”고 주장했던 정도다. 정부·여당은 민주당의 공세에 ‘과학적 근거 없는 가짜 뉴스’라고 반박해왔다.

한 달 간 정부와 여당에 총공세를 퍼붓던 민주당이었지만,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관련 체포동의안 가결 이슈가 정치권을 덮쳤고, 이에 따라 ‘수박 색출’ 등 당내 계파 갈등이 부각되면서 여론의 관심도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1인 시위에 나서다 현재는 중단한 민주당 관계자는 데일리안과 만난 자리에서 “예상보다 성과가 없더라”고 멋쩍게 웃어 넘기기도 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총괄대책위 상임위원장이 지난달 13일 국회에서 열린 '국제연대 및 의원외교 순방의원단 출국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총괄대책위 상임위원장이 지난달 13일 국회에서 열린 ‘국제연대 및 의원외교 순방의원단 출국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野 오염수 방류저지 총괄대책위
‘1차’ 땐 SNS 게시물 쏟아내더니
2차 방류시작 사흘 째에도 ‘조용’

후쿠시마 저지 총괄대책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민주당 소속 의원들 중 상임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들의 SNS도 조용하긴 마찬가지다.


우 의원은 2차 방류 전인 지난 4일 페이스북에 ‘국제원자력기구는 어떤 조직인가’라는 제목으로 한 시민단체 대표의 영상을 올렸고, 방류 당일인 5일 민주노총과 환경운동연합 등이 일본 수산물 수입금지를 촉구하는 장외집회 기사 링크를 게재한 뒤 “오염수 투기 중단이 제2의 독립운동”이라고 말했다.

대책위원으로 활동하며 영국 런던 국제해사기구(IMO)에 우 의원과 함께 동행한 양이원영 의원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 국회에서 실시한 기자회견문 ‘1건’만 게재했다. 2차 방류 시작일인 5일에 올라온 오염수 방류 비판 관련 게시물은 찾아볼 수 없다. 1차 방류 당일(8월 24일) 하루에만 ‘8개’의 방류 비판 게시물을 올리던 양 의원이었다.

대책위원으로 미국 뉴저지주에서 오염수 방류 중단 여론전을 펼치던 이수진 의원(비례대표) 역시 2차 방류 관련, 어떤 메시지도 올라온 게 없다. 이 의원은 지난달 16일 고든 존슨 미국 뉴저지주 상원의원을 만나 ‘오염수 반대 포스터 기념촬영’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 존슨 의원은 연방 상원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뉴저지주 상원의원이다.

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용선 의원 또한 2차 방류 당일 게재된 페이스북 메시지는 없다. 이용선 의원은 이수진 의원(비례)과 함께 오염수 해양 방류 저지를 위한 국제 여론전에 함께 나선 바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인들이 불을 지피면(여론전에 나서면) 국민이 동참할 거라 생각하는 인식이 민주당의 기본적 스탠스”라며 “2차 방류가 시작됐지만 전보다 조용한 이유도 민주당 스스로가 여론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상황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도쿄전력은 2차 방류 기간인 지난 5일부터 오는 23일까지 1차 방류 때와 비슷한 양인 약 7800t의 오염처리수를 방류할 계획이다. 하루 방류량은 460t 수준으로 예상된다. IAEA는 이날 성명을 내고 “두번째 방류를 시작한 오염수내 삼중수소 농도는 일본 운영 기준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현장 IAEA 전문가들이 확인했다”고 전했다.

일본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 저장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를 바닷물과 희석해 약 1㎞ 길이의 해저터널을 통해 원전 앞바다에 방류하고 있다. ALPS로 거를 수 없는 삼중수소는 바닷물과 희석해 일본 규제 기준의 40분의 1인 ℓ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만들어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식수 수질 가이드 상 삼중수소 농도 기준치는 1만 Bq/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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