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기본요금이 1400원으로 인상된 8일 서울 종로3가역에서 한 시민이 개찰구를 지나며 요금을 지불하고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지하철 요금이 1400원으로 오른다는 말은 들었는데, 막상 직접 1400원이 카드에 찍힌 모습을 보니 당황스럽긴 합니다.”

강남에서 매일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대학원생 김현승(30) 씨는 “안그래도 외식 물가도 많이 올랐는데 이제는 교통비도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아서 걱정”이라며 “할인되는 교통카드를 찾아봐야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지하철 기본요금이 7일 첫차부터 1400원으로 오른 가운데 8년 만에 ‘서울 시민의 발’인 지하철 요금 인상에 따른 서울 시민들이 한숨짓고 있다. 시는 당초 지하철 기본요금을 300원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시민들의 물가 상승 부담 등을 고려해 지난 7일 150원 인상하고, 나머지 150원은 내년 하반기에 추가로 올리기로 했다.

10일 오전 출근길에 만난 시민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서울 광진구에서 마포로 출근한다는 박 모(26) 씨는 “버스도 그렇고, 지하철도 요금이 더 오른다는데 교통비가 어디까지 오를지 모르겠다”라며 “교통비가 오른 만큼 무언가 혜택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청역에서 만난 이 모(54) 씨는 “아침 일찍 출근해서 조조할인을 받고 있긴 하지만, 퇴근할 때는 인상 폭을 그대로 느끼게 되기 때문에 교통비가 걱정이 되긴 한다”라며 “연휴 끝나고 보니 요금이 오른 느낌이라 통장이 말라가는 기분”이라고 했다.

지하철 기본요금 인상 안내문. [연합]

다만 요금 인상은 불가피했다며 납득하는 의견도 있었다. 직장인 황주은(43) 씨는 “지하철 적자가 몇 년간 정말 심하다는 기사를 많이 봤다”라며 “거의 10년 가까이 지하철 요금이 유지되었기 때문에 내년까지 300원 정도는 인상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서울시는 버스·지하철 등 잇따른 교통비 인상이 대중교통 적자를 완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2021년 기준 서울에서 1명이 지하철을 한 번 타면 약 750원씩 적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역시 서울 지하철은 60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냈다. 내년도까지 진행하는 300원의 요금 인상으로 서울교통공사의 수입은 3500억원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시민들은 자구책을 찾아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발표된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하거나 교통비 할인이 큰 신용카드를 가입하겠다는 것이다. 기후동행카드는 월 6만5000원만 내면 서울시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카드로 내년도에 도입할 예정이다.

지하철에서 만난 김현승 씨는 “정기권을 한 번도 사본적 없지만, 이번에 도입된다는 기후동행카드는 한번 사용해 볼 생각”이라며 “광역버스만 이용하는 사람, 지하철만 이용하는 사람 등 고물가 시대를 반영한 세분화된 교통카드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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