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중소기업 사장 아들이 정체를 숨기고 아빠 회사에 입사한 첫날 얼굴을 붉히며 줄행랑쳤다는 우스개 사연이 전해졌다. 무슨 영문일까.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장 아들 입사 첫날 추노했다’는 글이 올라와 에펨코리아 등 다른 커뮤니티에 공유됐다.

내연·열연 강판을 국내 외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에 갓 입사한 글쓴이 A씨는 “며칠 전에 사장이 따로 불러 ‘조만간에 이름이 외자인 내 아들이 올 건데 아무도 모른다. 네가 또래이고 말을 조심해서 하는 편이니 내 아들을 강하게 케어해라’고 지시했다”며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오늘 아침 6시 30분에 사장 아들을 회사에서 처음 만났다”며 “보자마자 하는 소리가 ‘저 누군지 알죠?’여서 골이 띵했다”고 황당해했다.

이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aryna Pleshkun-shutterstock.com

이어 “사장 아들이 통성명하는데 명함을 주더라”며 “‘근로계약서도 안 썼는데 웬명함이냐’고 물으니 ‘어차피 아버지 회사 다닐 거라 미리 팠다’고 대답하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명함 보니 OO라고 써 있더라”며 “나는 이름이 외자라고 해서 한 외, 김 외 이런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했다.

A씨는 “사장 아들이 나보고 ‘나이가 어떻게 되느냐’고 해서 ’22살이다’ 하니 ‘내가 1살 위네. 잘 부탁한다’ 이러면서 어깨를 툭 치더라”며 “그때부터 나한테 그냥 반말하더라”고 어이없어했다. 입사 몇 개월 차이라도 명색이 직속 사수에게 무례를 범한 것이다.

A씨가 본격적인 업무 인수인계에 들어가자 사장 아들은 당황하는 낯빛을 숨기지 못했다.

A씨가 “오전 7시부터 업무 시작인데 회사 막내들은 먼저 나와서 경비견 밥 주고 청소한다”고 알려주자, 사장 아들은 떨떠름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사장 아들이 회사 와이파이 비번 알려달라고 하길래 A씨가 “와이파이는 보안 문제로 없다”고 하니, 그는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화장실 변기 막힌 거 같이 뚫으러 갈 때 사장 아들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점심시간이 돼서 근처 맛집을 알아보는 사장 아들에게 A씨가 “점심시간이 1시간이라 적당히 때우고 빨리 쉬는 게 좋다”고 말하자 그는 X 씹은 표정이 됐다.

사장 아들이 “이렇게 일해서 연봉 얼마 받냐”고 물어보길래 A씨가 “월급 250만원이다”고 하니 그는 한숨을 쉬었다.

worawit_j-shutterstock.com

결정적인 클라이맥스는오후에 기다리고 있었다.

사무실에서 이런저런 잡일 하는데 출장 갔던 부장이 복귀해 사장 아들을 보더니 “신입이야? 짐 안 드느냐? 그 XX 말 XX 안 듣게 생겼네”라고 일갈했다.

Alfonso Vennari-shutterstock.com

사장 아들은 부들부들 떨면서 사자후를 토하더니 사무실 나가서 몰고 온 차 끌고 도주했다.

A씨는 “(제네시스) G80이던데 차는 좋아 보이더라”며 “아직 사람들한테는 오늘 추노한 신입이 사장 아들이라고 말 안 했다”며 장문의 글을 마무리했다.

추노는 주인집 등에서 무단 이탈하거나 도망친 노비를 수색하여 체포하는 것으로 위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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