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외교장관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회담을 가지고 양자관계 등 현안을 논의했다. 회담을 거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 일정 및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여부가 조율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국무부 청사에서 회동하고, 기자들과 만나 회담 방향과 의미에 대해 언급했다. 블링컨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앞으로 이틀간 왕 부장과의 건설적 대화를 매우 기대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미 간 이견이 있지만 동시에 중요한 공동의 이익이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대화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미 양측은 대화를 재개할 뿐 아니라 깊고, 포괄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며 “대화를 통해 상호 이해하고, 오해와 오판을 막고, 호혜적 협력을 끊임없이 추구하면 양국 관계를 건전하고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발전 궤도로 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다음 달 11~1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날 기자들 앞에서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백악관 언론 브리핑에서 11월 미중 정상회담 여부와 관련해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시 주석이 이번 APEC 회담을 위해 미국을 찾는다면, 2017년 4월 이후 6년 반 만의 방미가 된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바 있지만, 이후 정찰 풍선 이슈가 불거지며 양국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양측은 또한 미국의 반도체 분야 대(對)중국 수출규제, 중국의 핵심 광물 수출통제, 대만-북한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해서도 서로의 입장을 밝히고 이견을 조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날 자리에서는 기자들에게 전쟁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발언하지 않았다.

왕 부장은 27일에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과 만날 예정이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오스트리아 빈, 9월 몰타에서도 회동한 바 있다.

같은 날 바이든 대통령을 예방할 가능성도 크다. 지난 6월 방중한 블링컨 장관 역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졌었다. 다만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내용의 확인을 요청하는 질문에 긍정이나 부정을 하지 않은 채, “왕이 외교부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서는 적시에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니 지켜봐 달라”고만 답했다.

한편, 이에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6월부터 블링컨 국무장관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을 잇달아 중국으로 보내 대화의 물꼬를 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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