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사체 약 500구를 집 안에 방치해 논란에 휩싸인 60대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밝혀졌다.

각종 쓰레기와 고양이 분변으로 엉망이 된 집안 내부 / 유기동물구호법인 ‘동물과의 아름다운 이야기’ 인스타그램

천안시와 유기동물구호법인 ‘동물과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충남 천안 한 아파트 집안에서 고양이 사체 500여구와 살아 있는 고양이 28마리가 발견됐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집 내부에서 발견된 고양이 사체와 폐기물은 무게로 따지면 7.5t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냉장고는 물론 가방과 소지품에도 죽은 고양이가 신문지에 싸인 채 부패하고 있었다.

신문지에 싸인 고양이 사체(왼)와 숨진 채 발견된 고양이 사체들 / 유기동물구호법인 ‘동물과의 아름다운 이야기’ 인스타그램

또 고양이 분변과 비닐 등 각종 쓰레기가 뒤엉킨 채 바닥에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집안에서는 고양이뿐만 아니라 몰티즈 등 개 3마리의 사체도 함께 발견돼 더욱 충격을 안겼다.

집주인은 60대 여성 A씨로 알려졌다. 그는 현재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A씨는 4년 전 사별한 남편과 함께 길고양이 20여 마리를 구조한 뒤 집에서 길러온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부터는 홀로 고양이를 구조해 집에서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노인의 집에서 살아남은 고양이들 / 유기동물구호법인 ‘동물과의 아름다운 이야기’ 인스타그램

해당 소식이 전해진 뒤 A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다. 이 내용은 18일 아이뉴스24를 통해 전해졌다.

알고 보니 A씨는 자식 등 일가친척이 없어 2년 전부터 기초생활수급자로 분류돼 시의 지원을 받아 생계를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시에서 배급하는 무료 도시락마저 고양이들에게 나눠주며 본인은 끼니를 거른 것으로 전해졌다.

천안시 복지정책과 사회복지공무원과 사례관리사는 1년 동안 A씨 집안을 확인하려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A씨가 처음부터 출입을 거부한 데다 중증 치매 병환으로 기억이 온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서류 절차를 밟아야 하는 과정에서도 사무 처리를 도와줄 일가친척이 없어 더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사회복지공무원과 사례관리사의 끈질긴 설득과 권유로 집안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고 동물보호단체의 도움으로 고양이 사체를 처리할 수 있었다.

시와 동물보호단체는 생존한 고양이를 구조했으며 사체들은 화장했다.

이들은 A씨에게 더 이상 동물을 키우지 않고 치료에 전념하겠다는 약속까지 받아냈다.

시 관계자는 “할머니는 그동안 집안에서 고양이 사체와 쪽잠을 잔 것 같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푹 주무시는 모습을 보고 너무 안타까웠다”라고 매체에 털어놨다.

동물보호단체는 A씨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동물 학대로 신고해 사고의 재발 가능성을 막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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