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평산책방에서 포옹하고 있다. 이날 평산책방에서는 ‘디케의 눈물, 조국 작가와의 만남’이 열렸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여권과 범야권을 가리지 않고 ‘신당 창당설’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중도층 유권자 3분의 1가량을 차지한 무당층의 표심이 향후 실제 생기게 된 신당의 명운을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11월 3주 차 정당지지도는 국민의힘 35%, 더불어민주당 33%, 무당층 27%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 대비 국민의힘은 2%포인트(p), 민주당은 1%p 떨어졌고 무당층은 2%p 올랐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지난 14~16일간 진행됐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특히 이번 조사에서 중도층의 정당 지지율을 보면, 10명 중 3명 이상인 32%의 유권자가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도층의 28%는 국민의힘을, 32%는 민주당을 지지했다.

정치권은 최근 우후죽순으로 거론되는 신당들이 창당 이후 중도층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를 향후 관건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나오는 신당 창당설이 이같은 중도층의 존재를 배경으로 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기존 정당에 대한 비토 정서가 여전히 강하게 형성돼 있고 조국이나 이준석 신당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기존 정당 대신 새로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정당이 생길 수 있다’는 무당층의 기대감이 여전히 살아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신당이 나오면 기존 집토끼들과 중도 성향 무당층이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반대 성향 유권자의 지지율은 각 신당을 통한 반대 진영의 분열을 바라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19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x세대와 MZ세대 정치 고수가 만나 정치혁신과 미래 비전을 논하다’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 전 대표는 지난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언론을 통해 제가 이번 총선을 앞두고 하는 여러 가지 고민을 접하셨을 것”이라며 “비슷한 생각을 하신 분들과 더 긴밀하고 신속하게 교류하기 위해 연락망을 구성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가 수집에 나선 ‘지지자 연락망’은 이틀 만에 3만명을 돌파하며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행보에 힘을 보탰다.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 움직임도 주말 사이 포착됐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전날 광주시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열린 저서 ‘탈당의 정치’ 출판기념회에서 “조국 전 장관하고 통화를 하면서 들어보니까 이런 표현을 쓰시더라. ‘검찰독재종식정치연대’”라고 전했다.

민 의원은 “핵심이 뭐냐면 제일 먼저 검찰 권력으로 동원되는, 검찰 정치로 상징되는 이 진영을 무너뜨리거나 이 진영에 대해서 대응할 수 있는 그런 체계가 나와야 한다”며 “검찰정치, 검찰독재정권의 한계를 대한민국이 뛰어넘어서 새로운 민주주의로 가려면 불가피하게 할 수밖에 없다”며 조 전 장관이 신당 창당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총선을 앞두고 중도까지 외연 확장을 시도 중인 국민의힘 입장에선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가상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이준석·유승민 신당의 영남 지역 지지율이 약 20% 이상으로 집계됐고, 대구·경북에서는 30%를 넘기며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또한 민주당 내 친명계(친이재명계) 일각에서도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에 대한 불편한 기색이 포착된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