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관리 종합대책] 공항에 전신 스캐너 설치…우범국 입국자 전수조사
방기선(가운데)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추진 성과 및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으로 동남아 등 마약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우범 국가와 지역에서 입국하는 모든 사람은 국내 공항에서 마약 전수검사를 받아야 한다. 의료용 마약류의 처방과 투약 기준도 강화되는 등 정부가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마약 범죄 퇴치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에 나선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2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열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마약청정국 복귀를 목표로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했다”며 “핸드캐리 등 여행자를 통한 밀반입 적발이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입국 여행자를 대상으로 한 검사율을 2배 이상으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마약류의 국내 유입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코로나19 이후 중단됐던 마약 우범 국가에서 입국하는 여행자를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재개한다.

이에 따라 검사 시점도 입국 심사 이후에서 이전으로 변경된다. 여행자는 항공편에서 내리는 즉시 기내 수하물과 신변 검사를 받는다. 3초 만에 전신을 스캔할 수 있는 ‘밀리미터파 신변 검색기’도 내년까지 전국 공항에 설치된다. 해당 기계는 몸 안이나 옷 속에 숨긴 소량의 마약까지 발견할 수 있다. 해외 우범국에서 들어오는 특송 화물이나 국제우편에 대한 집중 검사도 실시된다.

이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마약 밀수를 사전에 막기 위한 대책이다. 여행자 밀수 적발 건수는 2021년 86건에서 2022년 112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12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 급증세다.

[마약관리 종합대책] 공항에 전신 스캐너 설치…우범국 입국자 전수조사

마취제나 수면제 등 의료용 마약류 처방 제도도 개선된다. 의료용 마약류 처방 시 환자의 과거 투약 이력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의무화한다. 여러 병원을 돌며 마약류를 처방받는 ‘마약 쇼핑’을 막겠다는 취지다. 의료용 마약류를 목적 외 투약·제공한 경우에는 자격정지 1년, 처방전 없이 처방·투약한 경우는 6개월 등 처벌이 강화된다.

검경 수사 당국은 마약사범 수사 및 단속에 사활을 건다. 대검찰청은 마약사범에 대한 처벌 기준 강화를 꾀하고 있다. 정부는 마약류를 밀수·매매한 공급 사범은 초범이라도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고 영리 목적으로 마약을 상습 거래한 것으로 확인되면 최대 무기징역을 구형하도록 내부 지침을 내릴 예정이다.

특히 미성년자에게 마약류를 공급하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중심으로 전국 17개 시·도의 마약 수사 실무 협의체를 운영하고 ‘1년 365일 상시 집중단속 체계’도 구축된다. 경찰 역시 내년부터 총경 이상 고위간부와 경정 이하 계급의 10%인 1만 4000여 명을 대상으로 마약 검사를 시행하는 등 마약과의 전면전에 나선다. 내년부터 매년 차관급 경찰청장과 그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치안감·경무관·총경 등 경찰 고위급 간부 800여 명 전원은 의무적으로 마약 검사를 받는다.

마약사범에 대한 치료와 재활 대책도 강화된다. 정부는 마약 중독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마약 치료비 부담을 ‘0원’으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21곳에 불과한 마약 전문 치료 보호기관은 올해 4곳 추가되고 내년까지 30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서울·부산·대전 3곳에 있는 마약 중독 재활 센터는 내년까지 17곳으로 확대하고 24시간 상담 콜센터를 운영한다.

방 실장은 “정부는 내년 마약류 대응 예산안을 올해 238억 대비 2.5배 확대한 602억 원으로 편성하는 등 마약류 확산 대응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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