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탄핵 공방’ 끝에 파행…여야 ‘본회의 의사일정’ 신경전 여파

아동학대범죄처벌법 등 민생법안 무더기 심사 보류

의사진행 발언 요청 받는 김도읍 위원장
의사진행 발언 요청 받는 김도읍 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도읍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 요청을 받고 있다. 2023.11.22 uwg806@yna.co.kr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국무위원·검사 탄핵 추진을 놓고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아동학대범죄 처벌법 등 처리가 예정됐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22일 파행 운영 끝에 불과 30여분 만에 성과 없이 끝났다.

탄핵 문제를 놓고 여야 신경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양당 원내지도부 간 다음 본회의 의사일정 합의가 불발된 데 대한 책임을 놓고 여야가 대치한 데 따른 결과다.

여야는 이날도 법사위 파행 책임을 두고 지루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잇단 탄핵 발의가 원내 협상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점식 간사는 앞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과 관련해 “그 이후 민주당이 보인 행태는 매일 한명 씩 탄핵하겠다는 발표를 하는 것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본회의 직전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등 탄핵소추안을 기습 발의했던 점을 거론하며 “본회의 의사일정 협의 전까지 법사위는 잠정적으로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도 민주당을 향해 “탄핵을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하는 것은 고민을 해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내일 본회의 의사일정이 상당히 유동적일 뿐 아니라, 민주당 원내지도부 누군가가 탄핵을 다시 발의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더라”며 “여당인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산회 선포 뒤 회의장 나서는 김도읍 법사위원장
산회 선포 뒤 회의장 나서는 김도읍 법사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도읍 위원장이 산회를 선포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3.11.22 uwg806@yna.co.kr

반면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 심사 예정인 안건들은 여야가 사전에 합의한 민생 법안들인데도 여당이 정부 인사 탄핵을 막겠다고 민생을 볼모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배 의원은 “민생을 포기하거나 국정을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 이럴 수 있나”라며 “여당이 왜 이럴까 생각을 해봤다. 국정은 뒷전이고 ‘이동관 탄핵’을 막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동관 방통위원장의 일하는 방식이 ‘무법’ 비슷하고 여러 개 법 위반도 확인되고 해서, 지금 탄핵안이 올라갈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위원장 탄핵을) 왜 막느냐 하면, YTN과 연합뉴스TV가 관련된 심의가 있는 모양”이라며, “방송장악, 언론장악을 최우선으로 두고, 민생을 내팽개치고 정상적 국정운영도 내팽개치는 정부·여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에게 사회권 이양을 요구했지만, 김 위원장은 이를 거부하며 산회를 선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과 회의장을 떠나는 김 위원장을 향해 “왜 말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나가느냐”고 항의하며 언성을 높였다.

이날 법사위 파행으로 아동학대범죄 처벌법 개정안 등 130여건의 민생법안 심사가 무더기로 보류됐다.

아동학대범죄 처벌법 개정안은 서이초 사망 사건을 계기로 불붙은 ‘교권 보호’ 법안 중 하나다. 개정안은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학생생활지도를 아동학대로 보지 않고, 교원이 아동학대 범죄로 신고됐을 경우 이를 수사하는 경찰이나 검찰이 관할 교육감의 의견을 의무적으로 참고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15일 소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이날 전체회의를 통과하면 본회의로 넘어갈 예정이었다.

minaryo@yna.co.kr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