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설치는 암컷’ 파문에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

당 청년 비하 현수막 논란…김은경 노인 폄하 논란도

(왼쪽부터)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김은경 전 민주당 혁신위원장 ⓒ데일리안 DB, 뉴시스 (왼쪽부터)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김은경 전 민주당 혁신위원장 ⓒ데일리안 DB, 뉴시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의 ‘설치는 암컷’ 발언 파문으로, 특정 계층에 대한 민주당의 ‘비하 시리즈’가 회자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노인과 청년·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이 속출하면서 당내에서조차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하고 경각심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의 노인 비하 논란은 김은경 전 혁신위원장으로부터 불거졌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7월 30일 ‘2030 청년좌담회’에서 “둘째 아들이 올해 22살인데 중학생 때 이런 질문을 하더라. ‘왜 나이든 사람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느냐'”라며 “평균 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엄마 나이부터 여명까지’로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은 “되게 합리적이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라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젊은 사람들과) 1 대 1 표결해야 하느냐”라며 “(해당 질문은) 합리적이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1인 1표 선거권이 있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노인 비하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고, 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하지만 혁신위는 이같은 비판에 대해 “발언의 전체 취지를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당 안팎의 사과 요구에 응하지 않아 논란은 더욱 커진 바 있다.

대한노인회가 민주당에 공식적으로 사과를 요구하는 등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김 전 위원장은 발언 나흘 만에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을 만나 공식 사과했다. 당시 김 회장이 김 전 위원장 사진을 여러 번 때리는 행동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7일 공개한 현수막 ⓒ더불어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7일 공개한 현수막 ⓒ더불어민주당 제공

청년 비하 논란은 민주당이 총선 5개월을 앞두고 2030 세대를 겨냥해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살고 싶어’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내걸려다가 야기됐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2023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더민주 갤럭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며,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티저 현수막 4종을 공개했다. 현수막에는 ‘11.23 나에게 온당’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 등의 문구가 적혔다.

해당 내용이 공개되자, 2030세대를 정치·경제에 무관심하지만 개인 이익에 매몰된 이기적 집단으로 폄하했다는 비판이 속출했다. “청년 비하가 아니라 청년 능멸 수준”(김두관 의원), “70년 당 역사상 최악의 홍보물”(혁신계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 등이다.

논란이 불거졌는데도 민주당은 사과는커녕 변명하기에 급급한 태도를 보이면서 청년층의 화를 더욱 키웠다. 민주당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준호 의원은 지난 19일 “업체가 내놓은 문구를 당에서 조치해 준 것뿐 당직자나 당이 개입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용역 업체에 책임을 돌렸다.

탈당하겠다는 청년까지 나타나자,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국민과 당원이 보기 불편했다면 명백한 잘못”이라며 “당에서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그러면서 ‘2023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을 연기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한 송영길 전 대표의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송 전 대표는 지난 9일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한 장관을 ‘어린놈’ ‘건방진놈’ ‘미X놈’이라고 지칭했다. 그는 “한동훈을 반드시 탄핵해야 한다”면서 “이런 건방진놈, 어린놈이 국회에 와서 선배를 조롱하고 능멸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본인 개인의 문제를 떠나서 우리 586이라고 해도 좋고 486이라고 해도 좋은데, 그 정치인들 전체를 몰락시키고 있다”며 “최근에 보여주는 행보가 진짜 우리 586 대표 정치인으로서 저런 용어를 써도 돼? 저렇게 혐오 정치를 (해도 되나 싶다)”고 지적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꼰대라는 말을 붙이는 것도 부적절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냥 좀 인간이 덜 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힐난했다.

최강욱(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오른쪽) 민주당 의원 출판기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나두잼TV' 갈무리 최강욱(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오른쪽) 민주당 의원 출판기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나두잼TV’ 갈무리

‘비하 논란’은 친명(친이재명)계 강경파 초선 모임 ‘처럼회’ 출신의 최강욱 민주당 전 의원이 정점을 찍었다. 최 전 의원은 지난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 민주당 의원 출판기념회에서 진행자가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을 언급하자 “동물농장에도 암컷들이 나와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고 말했다.

최 전 의원은 “암컷을 비하하는 말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자리에 있던 민 의원과 김용민 의원은 최 전 의원의 발언에 웃었다.

이원욱 의원이 전날 밤 소속 의원 텔레그램 전체 대화방에서 “당이 어찌 이리 망가졌느냐, 개탄스럽다”라고 하자, 민 의원은 오히려 “당이 망가졌다니 조선일보가 민주당 기준이냐”라고 따지면서 최 전 의원을 비호하기도 했다.

최 전 의원의 ‘설치는 암컷’ 발언의 후폭풍이 커지자 이재명 대표까지 나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관용 없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이후 민주당 지도부는 최 전 의원에게 6개월 당원권 정지 결정을 내렸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에 따르면 최고위에서는 “당내 인사들의 막말과 설화,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 엄정한 대처 및 경각심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당내 인사들 발언이 논란이 되고 기강 해이함이 드러나고 있는데 이런 일련의 상황을 당에서 볼 때 큰 부담이고 위기의 시작” “당이 경계심이 없어지고 느슨해졌다는 방증이다. 이대론 안 된다” 등의 발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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