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은 초고령사회 필수 정책…보편적 건강보장 실현할 것”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대한간호협회는 협회 창립 100주년을 맞아 23일 기념행사를 열고 간호법 제정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간호협회는 이날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 주경기장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여야 국회의원, 유관기관을 비롯해 세계보건기구, 국제간호협의회(ICN) 등 각국 보건의료 지도자와 협회원 등 6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0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김영경 간호협회 회장은 기념사에서 “대한간호협회의 지난 100년은 민족의 고통과 영광을 함께한 자랑스러운 역사”였다며 “지난 100년을 발판 삼아 간호법 제정을 계기로 세계 간호를 주도하는 단체로 더욱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경림 간호법제정특별위원장은 “의료기관에만 적용되는 현행 의료법으로 선진화된 의료·요양·돌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모래성을 쌓는 것처럼 불안정한 일이 될 것”이라며 “국민이 건강한 미래를 열기 위해 간호법은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이날 100주년 기념 비전으로 ‘간호법 제정으로 간호 돌봄 체계 구축과 보편적 건강보장 실현’을 선포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간호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간호인력의 자격·업무범위 명확화와 처우 개선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간호법은 2021년 3월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뒤 올해 4월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가, 올해 5월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폐기됐다.

당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조무사협회 등은 간호법 조항 중 ‘지역사회 간호’라는 문구와 간호조무사의 자격 관련 규정이 다른 보건의료 직역의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발했다.

간호협회는 “새롭게 발의된 간호법안은 논란이 된 ‘지역사회’ 문구를 삭제하고, 간호사 등 인력이 종사하는 분야를 열거해 지역사회 돌봄사업 독점에 대한 불필요한 논쟁을 원천적으로 방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간호법이 간호조무사의 학력을 고졸로 제한하고 있다는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간호조무사 자격 인정 조항에 ‘고등학교 졸업 이상 학력 인정자’를 명시해 쟁점을 해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각국 정부는 신종감염병 유행 등 공중보건 위기에 대비하고, 고령화 시대에 증가하는 보건의료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간호인력 확충을 위한 법과 제도 개선을 강화하고 있다”며 “간호법이 제정돼야 할 필요성과 정당성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하워드 캐턴 ICN 최고경영자(CEO)는 “간호사는 종속적인 인력이 아닌, 독립된 법안으로 규율해야 할 전문인력”이라며 “국민의 건강 보호를 위해 간호법이라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다카하시 히로에 일본간호협회장은 “간호법은 전문직인 간호사가 역할을 적절히 수행하도록 하고, 간호사를 보호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di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