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최근 초등생 사이에서 유행하는 ‘당근칼’의 위험성을 보도하면서 한 남학생의 인터뷰 자막을 다르게 전달해 논란을 일으킨 MBC 소속 기자가 사과의 뜻을 밝혔다.

MBC가 지난 21일 한 초등학생의 당근칼 관련 인터뷰에서 “여자애들도 해요”라는 말을 ‘여자애들을 팬다’라는 자막을 달아 송출했다. [사진=MBC 보도화면 캡처.]

MBC는 지난 21일 ‘뉴스데스크’에서 최근 초등학교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른바 ‘당근칼’의 위험성을 짚는 보도를 낸 바 있다. 해당 보도는 ‘당근칼’이 수박은 물론 파인애플 껍질도 뚫는 파괴력이 있다며 교육당국의 지도가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문제는 인터뷰에 응한 한 초등학교 남학생이 실제로 한 발언과 다른 자막이 쓰였다는 점이다. 이 남학생은 MBC 취재진의 요청에 당근칼을 보여주며 “이렇게 해 가지고 찌를 수 있어요. 여자애들도 해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MBC는 “여자애들 패요”라는 자막을 달아 보도했다.

이후 이 같은 자막이 사실과 다르다는 사실이 알려져 ‘성별 갈등 조장’ 등 거센 논란이 일었다.

이에 이를 보도한 MBC 소속 A기자는 23일 본인 유튜브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논란이 된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 내부 논의와 여러 차례 확인 절차를 거쳐 정정 보도가 나갔다”며 “원본 음성은 보도에 나간 음성 변조된 음성보다 강한 발음이 들린다. 그렇다 보니 현장에서 직접 이야기를 들을 때도, 편집할 때도 여러 번 들었으나 잘못 인식한 것 같다”고 밝혔다.

MBC 소속 A기자가 23일 본인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사과문. [사진=유튜브 캡처]

이어 “시청자분들께서 지적해 주신 덕분에, 내부 선배들께서 귀를 모아 여러 차례 다시 들어보고 바로잡을 수 있었다”며 “제 불찰로 마음이 불편하셨을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특히 “아이들의 안전과 올바른 교육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한 취재가 도리어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는 기사가 됐다는 생각에 마음이 좋지 않다. 회사 내에서 있을 징계나 조치 등은 달게 받겠다”고 했다.

또 아이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고 남녀 갈등을 조장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해당 인터뷰에 응한 초등생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는 없었다. 해당 초등생은 보도 직후 여성 커뮤니티를 등으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한편 MBC는 해당 보도가 논란이 일자 문제가 된 인터뷰 부분만 삭제한 리포트 수정본을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올렸다가, 22일 오후가 돼서야 사과 방송을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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