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오류로 왜곡 보도 논란을 일으킨 MBC 기자가 공식 사과 입장을 밝혔다.
MBC경남 이선영 기자는 22일 본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 기자는 “1년째 방송 기자 일을 하는 이선영”이라고 본인을 소개, “본 채널은 회사와 무관한 개인 채널이라 회사명이나 업무 모습을 올린 적이 없다. 그러나 이번에 많은 분께서 보도 관련 이유로 (채널을) 찾아주셔서 여기에 잠시 글을 올리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논란이 된 이른바 ‘당근칼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 “내부 논의와 여러 차례 확인 절차를 거쳐 정정보도가 나갔다”며 “원본 음성은 보도가 나간 음성보다 강한 발음이 들린다. 그렇다 보니 현장에서 직접 이야기를 들을 때도, 편집할 때도 여러 번 들었으나 잘못 인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말 죄송하다. 시청자들이 지적해 준 덕분에 내부 선배들께서 귀를 모아 여러 차례 다시 들어보고 바로잡을 수 있었다. 제 불찰로 마음이 불편하셨을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아이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했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는 전혀 그럴 생각도 없었고, 그렇게 비치길 의도하지 않았음을 말씀드린다”며 “남녀 갈등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나 생각도 없었다. 참고로 한쪽 성별이나 혐오를 지지하는 등의 커뮤니티 활동도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안전과 올바른 교육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한 취재가 도리어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는 기사가 됐다는 생각에 마음이 좋지 않다”며 “회사 내에서 있을 징계나 조치 등을 달게 받겠다”고 전했다.
또 “회사에 누가 되지 않도록 더 귀를 열고, 애매하다면 여러 선배님의 귀를 빌려서라도 더 명확히 취재하겠다”고 했다.
최근 칼 모양의 플라스틱 장난감인 ‘당근칼’이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유행하면서 그 위험성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는 칼부림 범죄가 부쩍 늘어난 가운데, 상대를 무언가로 찌르는 시늉을 하는 놀이가 성장기 학생들의 폭력성을 증가케 한다는 이유에서다. 자칫 학교 폭력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MBC는 지난 21일 ‘뉴스데스크’에서 이 당근칼로 인한 문제를 다뤘다. 실제 당근 칼을 가지고 노는 학생이 많고, 부상으로 이어지는 일도 있다고 했다.
당시 보도 화면엔 한 초등학교 남학생이 나왔고, 해당 학생은 “이렇게 해 가지고 찌를 수 있어요. 여자애들도 해요”라며 능숙하게 당근칼을 다루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학생 발언과 달리 ‘여자애들 패요’라는 자막이 등장, 해당 방송이 나간 뒤 인터뷰 내용을 왜곡했다는 비판이 온라인에 쏟아졌다.
MBC 측은 다음 날 ‘뉴스데스크’에서 “전날 초등학생들이 사용하는 당근칼의 위험성에 대해 보도했다. 검토한 결과, 보도에 포함된 초등학생의 인터뷰 가운데 ‘여자애들도 해요’라는 부분의 자막을 ‘여자애들 패요’로 잘못 방송됐다.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 인터뷰에 응해 준 초등학생과 부모님께도 사과드린다”라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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