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26일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하는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참석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출국하고 있다(위쪽). 프랑스 파리 중심가 거리에 있는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 LG전광판 [연합·헤럴드DB]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결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와 재계가 막판까지 한 표라도 더 끌어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한덕수 국무총리와 민간 유치위원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등은 28일(현지시간)로 예정된 BIE 총회 당일 투표까지 ‘원팀’을 이뤄 막판까지 총력전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정의선 현대차 사장도 싱가포르에서 런던, 파리 강행군에 이어 BIE 총회가 끝날 때까지 파리 현지에 계속 머물며 유치활동을 도울 계획이다.

한 총리는 투표 마지막 순간까지 BIE 회원국 대표들을 만나 부산엑스포가 일회적 행사에 그치지 않고, 전세계가 모여 기후변화·불평등·디지털격차 등 인류 공통의 난제에 대해 지혜를 나누는 플랫폼이 되도록 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비전을 설명할 방침이다. 또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국가적 역량과 국민적 열망을 거듭 강조하겠다는 포석이다.

▶‘부산 이즈 넘버원(Busain is Number One)’=부산시는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 도시를 결정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투표에서 기호 1번을 받았다. 기호 2번은 이탈리아 로마, 최대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는 기호 3번으로 확정됐다. 기호 배정은 총회 당일 경쟁 프레젠테이션(PT) 순서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투표가 진행되는 오는 28일 최종 프레젠테이션(PT)도 첫 번째 주자로 나선다.

정부는 부산시가 배정받은 순번에 상징성을 부여해 홍보 캐치프레이즈를 새롭게 보강하고 있다. 기존 ‘Busan is Ready(부산 이즈 레디)’외에 ‘Busain is Number One’도 추가해 부산 유치 성공으로 연결해 진짜 ‘넘버 원’이 되겠다는 각오다.

▶마지막 승부처 최종 PT=정부는 1차 투표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BIE 182개 회원국 가운데 3분의 2 이상 득표(122표)하는 것을 막아 2차(결선) 투표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유치위는 내부적으로 BIE 회원국들을 ‘확실한 한국 지지’, ‘한국 지지 전망’, ‘중립 또는 이탈리아 지지’, ‘사우디 지지 전망’, ‘확실한 사우디 지지’ 등 5개 그룹으로 나눠 관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가 결선 투표에서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는 유럽연합(EU), 아프리카 국가 등에 최근 집중적으로 부산 선택을 호소한 것도 이 때문이다.

1차 투표는 28일 오후 4시(한국 시간 29일 0시)경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3분의 2 이상 득표하는 국가가 안 나오면 결선 투표로 간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국을 지지하는 ‘집토끼’는 지키고, 중립 또는 사우디 지지 성향의 ‘산토끼’를 잡기 위해 막판까지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종 투표 결과는 한국 시간으로 29일 0시반에서 새벽 1시경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1차 투표에서 각 후보지의 대표가 프레젠테이션(PT)을 할 예정이다.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인지도가 높은 인물을 내세워 PT를 진행할 방침이다. 쇼비즈니스 성격을 앞세우기보단 명확하고 진지한 메시지를 내세워 진심을 전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최종 PT가 마지막 한표를 잡을 승부처로 보고 필승 전략을 짜고 있다. 최종 PT 연사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나승연 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대변인 등이 나설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파리 현지 팽팽한 긴장감 최고조=현재 엑스포 판세는 박빙으로, 후발주자였던 부산은 정부와 기업이 ‘원팀’을 이뤄 막판 스퍼트를 내며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추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리 측이 엑스포 유치전을 위해 방문한 나라에 수일 뒤 사우디 측이 찾아가 강하게 표 단속을 하고, 캐스팅보트를 쥔 태평양 도서국이나 아프리카 국가들에 자금 원조를 공언하며 표를 끌어오고 있다는 이야기도 물밑에서 들릴 정도다.

최근에는 사우디가 자국을 지지하는 나라를 상대로 장·차관급 관료를 투표자로 파리에 파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이 프랑스 현지 주재 대사 등을 접촉한 사실이 전해지자 한국으로의 이탈 표를 단속하려는 조치다.

이처럼 팽팽한 긴장감 속에 정부 측은 막판 판세나 구체적인 유치 활동을 언급하는 것을 극도로 조심하고 있다. 어느 나라 누구를 만난다거나, 판세를 어떻게 예상한다는 말 한마디 자체가 경쟁국에 흘러 들어가 상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파리=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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