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구소 포럼서 언급…”북한 지켜주는 초현실적 합의”

양욱 “북, ‘화성-11’·600㎜ 방사포 전진 배치 가능”

9.19 남북군사합의 관련 세종연구소 특별정책포럼
9.19 남북군사합의 관련 세종연구소 특별정책포럼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종연구소 2023 세종 특별정책포럼의 모습. 2023.11.27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최근 정부의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조항의 효력 정지에 대해 “만시지탄이지만 그나마 북한이 제공해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았다는 점에서 평가한다”고 말했다.

천 전 수석은 27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 정지 조치와 북한의 파기 선언’을 주제로 열린 세종연구소 주최 포럼에서 “사실 우리 정부가 전면 폐기하는 것이 마땅한데, 너무 조심스럽고 소극적으로 취한 조치”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정부가 지난 22일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조항의 효력을 정지하자, 북한은 사실상 합의 파기를 선언하며 “군사분계선(MDL) 지역에 보다 강력한 무력과 신형군사 장비들을 전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 전 수석은 9·19 합의에 대해서는 “최선의 선의를 북한이 보일 때를 가정해서 합의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며 “핵무장한 북한을 지켜주는, 초현실적인 합의”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군사합의의 생명은 “검증을 통한 투명성 확보”라며 “제대로 된 남북 군사합의를 하려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남북이 상호 정찰을 자유화해서 서로 개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천 전 수석은 “향후 북한이 ‘진보좌파 정부 때는 평화로웠는데 윤석열 정부가 들어오니까 불안하다’는 사람들의 정서에 호소하는 차원의 도발을 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그런 도발이 일어나면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북한이 즉각 합의 파기를 선언할 수 있었던 것은 애초에 합의가 중요한 제한사항이 아니었다는 것”이라며 “북한은 전방의 병력증강과 함께 추후 무력충돌 사태를 위협하며 주도권을 확보하려 한다”고 짚었다.

이어 “전진 배치가 가능한 것은 전술핵무기 중에서 사거리가 짧은 신형 전술유도무기인 ‘화성-11라’ CRBM(근거리탄도미사일)이나 600㎜ 초대구경 방사포 등 무기체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위원은 그러면서 “북한은 신무기와 부대 배치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무력 도발도 동시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초에는 접경지역 부대 이동이나 총격,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입 등 약한 수준에서 우리 대응 수준을 보면서 점차 강도를 높여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 위원은 발표에서 9·19 합의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 ‘이적 행위’라며 강한 어조로 비난하기도 했다.

9.19 남북군사합의 관련 세종연구소 특별정책포럼
9.19 남북군사합의 관련 세종연구소 특별정책포럼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종연구소 2023 세종 특별정책포럼에서 이호령 KIDA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이 9.19 남북군사합의의 내용과 문제점을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2023.11.27 yatoya@yna.co.kr

hapyry@yna.co.kr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