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혐오 논쟁을 불러일으킨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뿌리(뿌리)가 재차 고개를 숙였다.

손가락 모양으로 ‘남혐 캐릭터’ 논란이 불거진 메이플스토리 엔젤릭 버스터 리마스터 영상 일부. / 유튜브 ‘메이플스토리’

뿌리는 27일 대표 장선영의 명의로 2차 사과문을 올렸다.

스튜디오 뿌리 로고 / X(구 트위터)

장 대표는 “저희 뿌리는 특정성별을 혐오하는 표현을 막지 못해 게임 유저분들과 팬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라며 “이후의 대처에 대해서도 ‘의도가 아니었다’라는 안일한 태도로 또 실망을 드렸다”고 고개를 숙였다.

네티즌들이 찾아낸 남성 혐오 표현 / 유튜브 ‘메이플 스토리’

이어 그는 “문제가 지적된 건들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저희 회사가 얼마나 무관심했는지 뼈저리게 인지했다. 고개숙여 사관드린다”고 언급했다.

또 장 대표는 문제를 일으킨 스태프는 퇴사를 결정했으며, 다양한 유저들에게 보여지는 영상을 만드는 회사로서 개인적인 정치 사상이 영상에 표현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저희는 이러한 혐오 표현이 저희 작품에 등장해 게임을 사랑하는 팬분들께 불편함을 드리는 일이 없게 주의하겠다”라며 “저희로 인해 피해를 보신 모든 유저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을 마쳤다.

뿌리가 남긴 2차 사과문 /X(구 트위터)

최근 애니메이션 제작사 뿌리가 계약한 게임들의 PV(프로모션 비디오) 영상에 여러 ‘남혐(남성 혐오)’ 이미지를 끼워 넣은 사실이 알려져 게임 팬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해당 논란은 넥슨을 대표하는 인기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애니메이션 MV에서 시작됐다. 유저들은 인기캐릭터 ‘엔젤릭버스터’가 안무 도중에 한국 남성의 신체 부위를 조롱하는 손 모양을 취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던전앤파이터’, ‘이터널 리턴’, ‘에픽세븐’ 등 다양한 게임에서 뿌리가 제작한 영상이 논란의 이미지를 담고 있음을 찾아냈다.

이에 넥슨 측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있는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 애니메이션 홍보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메이플 스토리가 올린 사과문 / 메이플 스토리 홈페이지

넥슨 측은 곧바로 사과문을 통해 “해당 홍보물은 더 이상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최대한 빠르게 논란이 된 부분들을 상세히 조사해 필요한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넥슨이 배급 중인 ‘던전앤파이터’는 이원만 총괄 디렉터 명의로 “불쾌한 감정을 주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표현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문제가 된 범위가 넓을 수 있기 때문에 빠짐없이 검토하겠다”고 공지했다.

다른 게임사인 스마일게이트의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에픽세븐’을 만든 김윤하 PD도 “PV 영상의 일부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 조사 중이다”라며 “관련 리소스 조사 및 비공개 조치를 진행 중이며,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안내하겠다”고 했다.

26일 스튜디오 뿌리 측 해명 글 / X(구 트위터)

뿌리도 지난 26일 사과문을 게시했다. 뿌리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믿고 일을 맡겨주신 업체들, 이 사태를 지켜보는 많은 분께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논란이 된 손동작은) 의도하고 넣은 동작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논란이 된) 해당 스태프는 키 프레임을 작업하는 원화 애니메이터로서 모든 작업에 참여하나 동작 하나하나를 컨트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저희로 인해서 게임사에서 최선을 다해 만든 콘텐츠가 오해받는 것이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정치권에서는 게임사들의 대처를 비판하고 나섰다. 해당 직원은 남혐을 빙자한 마녀사냥의 희생자라는 것이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 / 뉴스1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게임 업계 페미니즘 사상검열과 억지 남혐 마녀사냥이 도를 넘고 있다. 넥슨은 부당한 남혐 몰이에 사과하는 대신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 조장을 단호히 제지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남긴 글 / 장혜영 의원 페이스북

이어 장 의원은 “게임사 입장에서 주 고객이 페미니즘을 혐오하는 남성 유저이기에 눈치 보고픈 마음이 들 수 있다”며 “그러나 모든 기업은 시민과 노동자의 기본권을 존중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은 이렇게 도를 한참 넘은 페미니즘 사상검열과 지독한 백래시에 침묵해선 안 된다”며 “저부터 발언하겠다. 페미니스트 정치인이라면, 자신을 민주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정치인이라면 함께 나서 발언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장 의원은2020년 제21대 총선 정국 당시 자신의 SNS에 “여러분의 둘째 메갈 국회로 보내주세요”라는 글을 올려 남성혐오 커뮤니티인 메갈리아 연관 의혹을 받았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