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부산 엑스포 유치 경쟁이 1차 투표에서 사우디의 승리로 허무하게 막을 내리면서 유치 실패에 따른 후폭풍이 심각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와 재계 등 민관이 원팀으로 최선을 다해 외교전을 펼쳤지만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 이었다는 평가다.

2030 엑스포 발표 29표로 불발 후 기자 회견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 뉴스1

28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173차 총회 1차 투표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165개 회원국 중 119표(72.1%)를 얻어 개최지로 결정됐다.

부산은 29표(17.6%)를 받으며 큰 표 차로 완패했다.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를 받았다.

1차 투표에서 과반지지를 저지하고 결선에 올라 2차에서 역전하겠다는 전략은 제대로 펴보지도 못한 채 끝났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염원 국민대축제 / 뉴스1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오일 머니를 쏟아부은 사우디의 물량공세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사우디가 투표를 앞두고 회원국 대표들에게 물량공세를 퍼부은 정황이 곳곳에서 들려왔고 이에 부산 지지를 약속했던 국가들마저 상당수가 사우디로 돌아서면서 과반지지를 빼앗겼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서면 지지를 받은 나라 표보다도 나오지 않은 결과라 좀 충격적인 일이다”라며 “결국 사우디의 엄청난 물량공세에 많은 나라들이 넘어갔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전했다.

2030 세계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 결과 부산이 탈락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대표단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 뉴스1

또한 이탈리아가 막판 유치 홍보를 포기하면서 사우디 물량 공세가 더욱 힘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부산이 2030 엑스포 유치 전 출발 자체가 늦은 만큼 어느 정도 예견된 패배라는 분석도 있었다.

그동안 정부와 부산시, 시민사회까지 모두가 발 벗고 나섰던 엑스포 유치 전이 허무하게 끝나자 국내외에서는 책임론,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일 장성민 대통령비서실 미래전략기획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 뉴스1

먼저 2030 부산 엑스포 개최와 맞물려 추진해온 가덕도 신공항 조기 개항 등 부산 현안 사업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또한 부산 엑스포 유치 성공을 내년 4월 총선 동력으로 삼으려 했던 대통령실과 여당으로서는 이 구상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더구나 지난 8월 열린 세계 잼버리 대회의 부실한 행사 준비로 구설에 올랐던 터라 또 다시 정부의 역량에 의구심을 불러 일으킬 요지도 생겼다.

세계 주요 인사를 대상으로 활발하게 유치 활동을 펼친 재계 총수들의 아쉬움도 크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8일 오후(현지시간)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의 부산 유치 실패가 결정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를 오가며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에 힘을 보태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엑스포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원 활동에 매진했고 해외 출장을 통해 부산 알리기에 주력해왔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2030 엑스포 개최지 최종 발표 순간까지 주요 전략 국가들을 대상으로 유치 교섭 활동을 적극 이어왔기에 이번 결과는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성공 유치 시민응원전에서 투표 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되자 아쉬워 하는 시민들 모습 / 뉴스1

하지만 부산시는 실패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사우디 리야드에 2030 엑스포 개최권을 내준 정부와 부산시는 2035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재도전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2035년 부산항 북항에 여유 부지가 남아있고 엑스포 기반 시설도 완성돼 있을 거라는 점이 재도전에 힘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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