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엑스포 유치 불발에 눈물 쏟는 부산 시민들. / 연합뉴스

대한민국 부산의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가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의 물량 공세로 불발되면서 양국 관계도 한동안 냉각될 거라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온다. 이런 가운데 유치 활동이 한창이던 6개월 전 사우디에서 봉변당한 한국 유튜버의 사연이 최근 국내 누리꾼들에 포착돼 불편한 시선이 분사되고 있다. 하지만 극히 지엽적인 사례가 국가 이슈와 맞물려 상대 국민에게 배타적 감정을 생성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지난 5월 구독자 15만여 명의 여행 유튜브 채널 ‘테디 여행기’에 ‘사우디에서 당한 최악의 희롱과 사기 사건’이라는 영상이 올라왔다.

유튜버는 머리를 다듬으러 묵고 있던 호텔 바로 옆 이발소에 들어갔다. 영어가 예스(Yes), 노(No)도 안 통하는 이용사에게서 불길한 징조를 느낀 유튜버.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용사는 유튜버를 처음부터 거칠게 다루었다.

이하 ‘사우디에서 당한 최악의 희롱과 사기 사건’. / 유튜브 채널 ‘테디 여행기’
유튜브 채널 ‘테디 여행기’
유튜브 채널 ‘테디 여행기’

머리를 설렁설렁 만지던 이용사는 어느새 유튜버 얼굴 전체에 흰 크림을 바르더니 5분 후 지저분해 보이는 헝겊(유튜버는 걸레로 지칭)으로 닦아냈다. 그런 뒤 얼굴에 드라이기를 갖다 대고 말렸다. 유튜버는 영상에서 이를 피부 고문으로 표현했다.

한심한 서비스에 짜증 나기 시작한 유튜버 얼굴에 이용사는 이번에는 미용 기기를 들이대 지지기(?) 시작했다. 한 손으로는 휴대폰을 들고 누군가와 영상통화를 하면서다. 유튜버는 이를 전기 고문으로 칭했다.

유튜브 채널 ‘테디 여행기’

영상통화 카메라가 향한 쪽은 이용사가 아닌 유튜버였다. 이렇게 이용사는 유튜버를 희롱하며 낄낄거렸다.

“아니 뭐 이런 거지 같은 데가 다 있냐”고 푸념한 유튜버는 머리도 직접 말려야 했다.

유튜브 채널 ‘테디 여행기’

계산하려고 일어선 유튜버는 분이 풀리지 않은 듯 한쪽 구석에 놓인 헝겊 쪼가리를 가리키며 “얼굴을 닦아준 게 바로 이 걸레다”며 씩씩거렸다.

혈압 오르는 상황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유튜브 채널 ‘테디 여행기’

이용사는 바가지요금을 시전했다. 청구서는 무려 180달러(약 20만원). 이용사 본인도 자신 없어 하는 눈치인 게 영락없는 덤터기다.

유튜버는 경찰을 부를까, 대사관에 연락할까 머릿속에 여러 가지 선택지가 지나갔지만 이성적으로 협상해 10만원을 내고 나왔다.

영상을 접한 국내 누리꾼들은 뿔이 났다.

이들은 “이 이발소는 참교육시켜야 한다”, “인종차별을 넘어선 문제다”, “사기를 넘어 중대한 범죄다”, “영상을 사우디어로 번역해서 올려라”, “영상이 국제적으로 널리 퍼지길 바란다”, “당하고만 있는 유튜버가 답답하다”는 분노를 쏟아냈다. “이런 나라에서 엑스포를 개최한다니”라는 엑스포 이슈와 결부된 비아냥도 나왔다.

그런가 하면 한 사우디인은 영상 댓글에 “사기는 모든 나라에 존재하니 다음에는 조심하라”고 타이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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