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 중 3명이 여성…’서오남’ 탈피 신호탄

정치인 빼고 관료·학계 등 전문가 중심 수혈

대통령실 “산적한 국정과제 속도감 있게 추진”

금주 추가 개각 가능성…한동훈, 따로 원포인트

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대기 비서실장의 정무직 공직자 인선 브리핑에서 후보자들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후보자, 아랫줄 왼쪽부터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뉴시스 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대기 비서실장의 정무직 공직자 인선 브리핑에서 후보자들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후보자, 아랫줄 왼쪽부터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뉴시스

4일 실시된 윤석열 대통령의 개각 키워드는 ‘전문성’과 ‘여성’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이날 19개 부처 장관 중 6명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했다. 내년 총선에 출마할 정치인 출신 장관들을 빼고 관료·학계 등 전문가 출신으로 내각을 채웠다.

내년 집권 3년 차를 앞두고 인적 쇄신을 통해 국정운영의 고삐를 다시 죄고, 정권의 명운을 가를 내년 4월 총선 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민생·경제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이번 개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6개 부처 장관 후보자 가운데 절반이 여성이라는 점이다.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이라고 지적받았던 윤석열 정부의 초대 내각 구성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여성 인재풀을 대거 확충하라”는 윤 대통령의 최근 지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출신 학교도 이화여대 2명, 서울대 1명, 고려대 1명, 숙명여대 1명, 인하대 1명으로 다양화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산적한 국정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전문가 그룹을 대거 기용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장관 후보자 가운데 절반이 여성인 점과 관련해선 “이분들의 성별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뽑힌 게 아니라, 관련 분야에서 전문성과 역량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발탁된 것”이라고 했다.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 디자이너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 디자이너

윤 대통령은 이날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을 지명했다.

국가보훈부·농림축산식품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는 각각 강정애 전 숙명여대 총장, 송미령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 오영주 외교부 2차관을 발탁했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개각 명단을 발표했다.

김 실장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임으로 지명된 최상목 후보자에 대해 “거시경제 등 경제 전반에 걸쳐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을 가지고 계신 경제 정책 분야 최고 전문가”라며 “물가·고용 등 당면한 경제 민생을 챙기면서 우리 경제의 근본적 체질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박민식 보훈부 장관 후임으로 지명된 강정애 후보자에 대해선 “저명한 여성 경영학자로 경륜 있고, 학계에서도 신망이 두터운 원로 교수”라며 “6·25 참전 용사의 딸이고, 독립유공자의 손주며느리로서, 보훈 정책에 평소 남다른 관심과 식견을 갖고 있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 후임으로 지명된 송미령 후보자에 대해선 “대표적인 도농 균형 발전 전문가로서, 현재도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윤석열 정부의 농정 정책에 참여하고 있다”며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연구 업적과 현장 감각을 바탕으로 살기 좋은 농촌, 살기 좋은 지방시대 구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영 중기부 장관 후임으로 지명된 오영주 후보자에 대해선 “경제·외교 분야에서 쌓은 다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리 중소벤처기업의 신시장 개척과 글로벌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임으로 지명된 박상우 후보자에 대해선 “풍부한 정책 경험과 현장 경험을 두루 겸비하고 있어, 국민들의 주거 안정을 강화하고 모빌리티 혁신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 후임으로 지명된 강도형 후보자에 대해선 “이번 장관 후보자들 중 가장 젊은 1970년대생”이라며 “해양·수산 분야 탁월한 전문성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수산물 안전 관리 강화, 어촌 활력 제고, 해양바이오 산업 육성 등 산적한 정책 현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번 주나 네덜란드 국빈 방문(11∼14일) 이후 한 차례 더 개각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와 장관급인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이 추가 개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초 유임이 유력하던 박진 외교부 장관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불발에 따라 교체 가능성이 대두된 상태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 후임에는 우태희 전 산업부 2차관, 이종호 과기부 장관 후임에는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과 유지상 전 광운대 총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임에는 노동경제학을 연구해온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가 거명되고 있다. 여성가족부의 경우 일단 김현숙 장관을 유임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 후임으로는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과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이상휘 전 청와대 춘추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임에는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다.

여권의 총선 ‘히든카드’로 꼽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경우엔 연말 또는 내년 초 ‘원포인트’로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장관 후임으로는 박성재·길태기 전 서울고검장과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홍일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도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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