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06
김도읍 대법원장 인사청문특별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의를 표한 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간사와 인사를 나누며 퇴장하고 있다./이병화 기자

5일 국회 본관 245호에서 열린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회의 시작 직후 위원장을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에서 주호영 의원으로 교체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인사청문회 당일 인청특위원장이 바뀌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 의원은 자신의 사임 안건을 의결하고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청문 절차에 협조하겠다고 말씀해주신 만큼, 조 후보자의 청문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돼 대법원장 공백기가 수일 내에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이번 인청특위원장 변경은 홍 원내대표의 요구에서 비롯됐다. 홍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도읍 대법원장 인사청문위원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인사청문회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다. 오후 3시까지 여당에서 새로운 위원장을 제안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검사 탄핵소추안 본회의 표결을 막기 위해 법사위 전체 회의를 일부러 파행시켰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는 전날 홍 원내대표의 요구에 대해 고심하다 받아들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 의원이 먼저 윤 원내대표를 찾아가 “이유를 납득할 수 없지만 사법부 수장 공백을 빨리 해소하는 게 우선”이라며 사의를 표명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김 의원이 위원장직에서 사임하고, 주호영 의원으로 대체하는 ‘인사청문특위 위원 사·보임 신청서’가 일사천리로 국회사무처에 제출됐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한 관계자는 아시아투데이에 “지난 법사위가 파행된 것은 김도읍 위원장의 뜻이 아니고, 지도부 결정에 따른 일인데 상황을 다 알고도 남을 홍익표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을 콕 집어 요구를 했다”고 귀띔했다.

고위당정협의회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 서울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인사청문 위원장 교체라는 ‘트집잡기’에 가까운 요구를 국민의힘이 수용한 데는 사법부 수장 공백을 하루빨리 종결 짓겠다는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야당과 불필요한 자존심 싸움 대신 국민과 민생을 위한 선택을 한 셈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도읍 위원장 교체를 대승적으로 받아줬지만 실익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대법원장 인사청문회가 파행, 지연되거나 정상적 인준 절차를 지키지 못했을 때 생기는 문제의 심각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여당의 유불리, 어느 당의 실익보다 국민적 관점에서 대승적으로 판단했고 김 위원장도 흔쾌히 사의 표명을 해주신 일”이라고 답했다.

윤 원내대표는 또 “김 위원장 교체도 그렇고 제 판단의 기준은 국민과 민생”이라며 “국민과 민생을 위한 길이라면 민주당이 어떤 요구, 무리한 요구를 하더라도 가급적 수용해서 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여야는 오는 6일 ‘2+2 합의체’를 첫 가동한다. 2+2 합의체는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로 구성됐으며 시급한 법안을 빨리 처리하기 위한 자리다. 집중 논의할 법안으로는 중대재해처벌법, 1기 신도시 특별법, 기업구조조조정촉진법,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중기협동조합법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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