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해를 경기 파주시에 안장하려던 유족의 계획이 결국 무산됐다. 전두환은 2021년 11월 사망 이후 2년간 서울 연희동 자택에 임시 안치 중이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으로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의 영정과 유골함이 도착하고 있다. 2021.11.27, '서울의 봄' 황정민, 정우성 ⓒ뉴스1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으로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의 영정과 유골함이 도착하고 있다. 2021.11.27, ‘서울의 봄’ 황정민, 정우성 ⓒ뉴스1

전두환은 생전 회고록을 통해 ‘북녘땅이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백골으로라도 남아 통일의 날을 맞고 싶다’는 심경을 밝혔다. 이에 유족들은 전방 지역인 파주시 문산읍 장산리에 안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토지 주인이 이를 일축해 당분간 전두환의 유해는 계속 자택에 안치될 예정이다.

이와 같은 배경에는 최근 12∙12 사태(전두환·노태우 등이 이끌던 군부 내 사조직인 ‘하나회’ 중심의 신군부가 일으킨 군사반란)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해 500만 관객 돌파를 이루며 호평받고 있는 상황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황정민이 권력의 욕망에 들끓는 ‘전두광’역을 맡았고, 정우성이 끝까지 신군부에 맞서는 수도 경비 사령관 ‘이태신’ 역을 맡았다. 영화가 화제를 모으며 전두환 유골 안장에 대한 국민 여론이 더 악화된 후 내려진 결정이기 때문.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전직 대통령 전두환의 유족들이 전두환의 영정과 유골함을 옮기고 있다. 2021.11.27  ⓒ뉴스1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전직 대통령 전두환의 유족들이 전두환의 영정과 유골함을 옮기고 있다. 2021.11.27  ⓒ뉴스1

그동안 파주시 등은 지난달 중순께 전두환의 유해가 파주시 장산리에 안장될 것이라는 소식이 지역에 전해지면서 시민단체와 정치인, 시장까지 나서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해당 지역의 박정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파주 을)은 “파주를 역사적 죄인의 무덤으로 만들지 말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같은 당 소속의 김경일 파주시장도 자신의 SNS를 통해 “대한민국 민주화의 봄을 철저히 짓밟고 국민을 학살한 전두환의 유해를 파주에 안장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전두환 유해의 파주 안장을 결사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전두환의 안장이 추진된 토지의 소유주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계약 기간이 지났지만 본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토지) 매물을 거둬들였으며 앞으로도 팔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해당 토지는 지난해 3월 토지 매매를 위한 가계약을 체결했다. 소유주는 “임야 6만 6000㎡가량을 캠핑장과 요양원으로 개발한다고 해 매매 가계약을 했지만 본 계약까지는 성사되지 않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11월 29일에는 진보당 파주 지역 위원회와 ‘민족 문제 연구소 고양 파주 지부’ 등 파주지역 11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 파주 장산리 매장 반대’ 입장에 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안정윤 에디터 / jungyoon.ah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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