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없이 큰 아이들에게 써 주세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한 할머니가 편지를 쓰고 있는 모습. / Vlad Antonov-shutterstock.com

서울 관악구에 한 익명의 기부 천사가 나타났다.

대학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회장 권영규)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성장하는 아이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100만 원을 기탁한 얼굴 없는 기부 천사가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적십자사 서울지사에 따르면 한 익명의 기부 천사는 서울 관악구 대한적십자사 남부봉사관에 직접 방문해 책임자인 봉사관장에게 100만 원이 든 편지 봉투를 건넨 후 신원을 밝히지 않고 떠났다.

신원을 밝히지 않아 알려진 거라고는 94세, 기부 천사의 나이뿐이었다.

익명의 기부자가 건넨 흰 봉투에는 “부모님 없이 큰 아이들에게 써주세요. 그러면 감사하겠습니다”며 “우리 손자, 손녀 네 남매도 중고등(학생) 때 도움을 받았습니다. 약소하지만 저는 94세”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익명의 기부 천사가 7일 100만 원을 기부했다. / 연합뉴스-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 제공

또 남부봉사관 관계자는 “할머니께서 갑작스레 사무실을 찾아오셔서 처음에는 적십자의 도움이 필요하시거나 저희가 해결해 드려야 할 민원이 있는 줄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소중한 기부금이 잘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임자인 봉사관장을 찾아 직접 전달하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적십자사 서울지사는 “94세 할머니의 기부금 100만 원을 아동복지시설 퇴소 후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과 위기가정 아동·청소년을 위해 지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익명의 기부 천사는 부산에도 등장했다. 같은 날 부산 사상구청은 “지난 4일 이름을 밝히지 않은 A씨가 주례1동 행정복지센터에 10kg짜리 쌀 10포대를 기부했다”고 전했다.

A씨는 “이름을 밝히길 원치 않는다. 지역 내 소외 당하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해 달라”는 의사만 밝혔다.

가슴 따뜻한 A씨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7년 동안 매년 두 차례 쌀을 기부해 오고 있으며, 자신이 드러나지 않도록 가게에서 복지센터로 곧바로 보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할머니 자료 사진. / fongbeerredhot-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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