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사뮤엘 패티(왼쪽)와 가해학생 [글로벌뉴스]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수업 시간에 무함마드를 다룬 만화를 보여줬다는 이유로 교사를 살해한 프랑스 학생들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9일(현지시간) 프랑스24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소년법원은 전날 ‘교사 참수 사건’과 관련해 10대 피고인 6명에 대한 재판을 열었다.

이 사건은 지난 2020년 이슬람 학생인 압둘라흐 안조로브가 프랑스 지리교사 사뮤엘 패티를 학교 인근에서 칼로 참수한 사건이다. 체첸 출신인 안조로브는 그의 교사가 자유토론 시간에 무함마드를 다룬 만화를 보여줬다는 이유로 그를 무참하게 살해했다. 안조로브는 범행 현장에서 경찰에 사살됐다.

이번에 법정에 선 10대 5명은 그의 공범으로 기소됐다. 범행 당시 14~15세였던 이 학생들은 패티 교사를 특정하고 그를 학교 밖으로 유인해내는 등 안조로브의 범행을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여학생 1명은 온라인상에서 “패티가 만화를 보여주기 전 이슬람 학생들에게 교실을 나가라고 요구했으며 이런 사실에 항의하자 자신을 처벌했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6명 가운데 가장 가벼운 형을 받은 학생은 징역 6개월에 가택연금형을 선고받았다. 전자발찌 착용도 명령받았다. 나머지 피고인들에는 2년에서 3년의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법원은 이들이 학교나 직장에 다니며 집행유예 기간을 보낼 것을 명령했다. 피고인과 그의 부모들은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교육을 듣게 된다.

패티 교사의 유족은 형량이 너무 낮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패티 측 변호인을 맡은 버지니 레 로이 변호사는 “2020년 프랑스에서 평범한 남성이 참수당한 것은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며 “법원의 이런 가벼운 판결은 고인의 가족과 그의 학생들, 동료 교사들에게 좋지 않은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지난 2일 23세 독일계 필리핀 남성이 에펠탑 인근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칼에 찔려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지 1주일 만에 나왔다. 이 남성은 정신질환을 앓은 것으로 알려졌다. 10월에는 프랑스 북부에서 옛 이슬람 제자가 교사를 찾아가 칼로 살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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