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올 한해를 되돌아보는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꼽았다.

‘견리망의’ 휘호 / 교수신문

교수신문은 10일 전국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교수 30.1%(395명)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를 꼽았다고 발표했다.

견리망의는 장자 산목편에 나오는 말로서 ‘눈 앞의 이익에 사로잡혀 자신의 처지를 잊어버린 모습’을 가리킨다

반대로 논어의 헌문편에는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라’는 뜻의 ‘견리사의’(見利思義)’가 등장한다.

견리망의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중어중문학과 명예교수는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견리망의의 현상이 난무해 나라 전체가 마치 각자도생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란 본래 국민들을 ‘바르게(政=正) 다스려 이끈다’’는 뜻인데 오늘 우리나라의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분양사기나 전세사기, 보이스피싱, 교권침해 같은 각종 사회문제의 원인도 견리망의에 있다고 덧붙였다.

2위(25.5%)는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의미의 적반하장(賊反荷杖)이 꼽혔다.

적반하장을 추천한 이승환 고려대 명예교수(동양철학)는 “국제외교 무대에서 비속어와 막말을 해놓고 기자 탓과 언론 탓, 무능한 국정운영의 책임은 언제나 전 정부 탓, 언론자유는 탄압하면서 기회만 되면 자유를 외쳐대는 자기 기만을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출 관련 자료 사진 / Ray Jeong-shutterstock.com

3위(24.6%)는 ‘피리를 불 줄도 모르면서 함부로 피리 부는 악사들 틈에 끼어 인원수를 채운다’는 뜻의 ‘남우충수(濫竽充數)’다. 남우충수를 추천한 김승룡 부산대 교수(한문학과)는 “실력 없는 사람이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라며 “속임수는 결국 자기 자신을 해롭게 할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한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를 가리는 설문조사를 해왔다. 세월호 사건 등 혼란스러운 일이 많았던 2014년에는 사자성어 ‘지록위마'(指鹿爲馬)를 꼽아 주목받았다. 2020년엔 ‘내로남불’을 뜻하는 아시타비(我是他非)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힌 바 있다.

지난해에는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의 ‘과이불개’(過而不改)가 꼽혔고 올해는 의로움 대신 이로움만 좇는 시대상을 비판하는 단어가 선정되면서 씁쓸한 한국 사회의 단면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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