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남부에서 한 남성이 주택 옥상에서 임시로 만든 난로로 요리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두 달 넘게 지속되면서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민간인들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국제사회에서의 휴전 촉구와 이스라엘 비판 목소리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는 미국에 대한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대규모 기아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가자지구에서 인구의 절반이 굶주리고 있으며 일부 지역 주민들은 90%가 하루종일 끼니를 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 스카우 WFP 부국장은 식량 현지 조달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며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10가구 중 9가구가 아무런 음식을 먹지 못하고 하루종일 지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민간인에게 식량을 조달할 수 있도록 인도주의적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며 “휴전만이 이러한 조건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은 현재 가자지구 남단 라파 검문소를 통해 제한된 양의 물자 반입만 허용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이처럼 민간인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휴전 촉구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서도 미국은 군비 지원 등에 나서며 이스라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날 백악관은 이스라엘에 1억650만달러(약 1405억원) 상당의 탱크 탄약과 관련 장비들을 이스라엘에 신속하게 판매할 수 있도록 긴급 선언을 발동했다.

같은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CNN과 ABC 등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종료 시점을 묻는 말에 “모든 사람이 이 전쟁이 가능한 한 빨리 끝나길 원한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은 이스라엘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지난 8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의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에 ‘나홀로’ 거부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은 거부권 행사 이유로 휴전 결의안에 1000명 이상의 이스라엘 민간인을 살해한 하마스의 10월 7일 기습공격에 대한 규탄 언급이 없다는 점과, 현 상황에서의 휴전은 하마스에게만 이익이 된다는 점을 거론했다.

반면 이같은 미국의 대이스라엘 지원과 휴전 결의안 거부권 행사에 대한 대내외적 비판 여론은 연일 거세지고 있다. 결의안을 제출한 아랍에미리트(UAE)의 무함마드 아부샤합 차석대사는 “가자지구의 가차 없는 폭격을 중단하라는 요구에 단결할 수 없다면 우리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도 자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거부권 행사에 “완전히 실망했다”며 “우리는 미국이 이 문제에 대해 철저히 고립돼 있다는 입장을 재차 표명한다”고 강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이 안보리 휴전 결의안을 거부한 것은 옳은 선택”이라며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제거하고 우리가 세운 다른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정당한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미국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FT·미시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국 국민 40%는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에 대해 “미국이 너무 많은 지출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응답자의 30%만이 “적절한 금액을 지출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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