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현역의원 박성중, 최고위 보고…”지도부가 수용 타이밍 판단”

최고위 ‘김기현 체제 중도하차론’에 “흔들지마” 차단막…김병민은 이견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김치연 기자 =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총선 험지 출마 혹은 불출마를 권고하는 내용 등의 혁신안을 종합 보고하고 활동을 공식 종료했다.

이 같은 혁신위 보고에 대해 당 지도부는 이달 중순 구성될 공천관리위원회 등에서 혁신안을 질서 있게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성중, 혁신위 관련 브리핑
박성중, 혁신위 관련 브리핑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국민의힘 혁신위원인 박성중 의원이 11일 국회에서 혁신위 활동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12.11 hama@yna.co.kr

혁신위원인 박성중 의원은 이날 오후 최고위에 참석, ‘주류 희생’ 혁신안 등 그동안 의결했던 1∼6호 안건을 종합 보고했다. 박 의원의 최고위 혁신안 보고는 약 3분 만에 끝났다.

앞서 혁신위는 이준석 전 대표 등에 대한 징계 취소를 시작으로 국회의원 특권 배제, 청년 비례대표 50% 할당, 전략공천 원천 배제, 과학기술인 공천 확대 등의 혁신안을 마련했다. 혁신위는 당초 오는 24일이 활동 기한이었으나 주류 희생을 둘러싸고 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다 출범 40여일 만에 조기 해산을 결정했다.

박 의원은 최고위 보고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에 사전에 이런 내용이 보고될 것이라는 게 얘기됐기 때문에 특별한 반응이 없었다”며 “혁신위는 원래부터 다양한 혁신안을 내놓는 거고 거기에 대한 액션이나 받아들이는 건 당에서 하는 것이다. 어떤 타이밍에 혁신안을 받아들이면 가장 좋을지 판단은 당 지도부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위는 김 대표를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 모두 발언에서 “당 혁신위는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는 부분을 짚고 제안해줬다”면서 “(혁신안이) 일부 현실 정치에 그대로 적용하기에 까다로운 의제가 있으나 그 방향성과 본질적 취지엔 적극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기획단이 혁신위가 제안한 혁신 그 이상의 변화를 도입하기로 해 진행 중이고, 혁신위의 소중한 결과물이 당헌·당규에 따라 조만간 구성 예정인 공천관리위원회를 포함한 당의 여러 공식 기구에서 질서 있게 반영되고 추진되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드려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비공개 최고위에서 혁신위 보고 후 김병민 최고위원은 “청년 공천, 공개 오디션 등 혁신위 제안 중 일부 안건에 대해서는 기계적으로 말고 최고위에서 의견을 좀 많이 담아서 공관위에 넘기자”고 제안했다.

이에 김 대표는 “적극적으로 반영해서 수용될 수 있도록 조치를 다하겠다”고 화답했다고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최고위 참석하는 김기현 대표
최고위 참석하는 김기현 대표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12.11 uwg806@yna.co.kr

이날 최고위원들은 자신들이 속한 김기현 대표 체제에 대한 공세에 적극적으로 방어막을 쳤다.

최근 지도부에 합류한 김석기 최고위원은 당내 일부 중진이 김 대표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 “정말 김 대표가 당장 물러나는 게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일까. 대안 없는 지도부 흔들기를 멈춰야 한다”며 “내년 총선에서 이기는 길은 지금부터 시작되는 공천을 잘하는 것과 좋은 인재 영입에 더 많은 공을 들이는 것”이라며 ‘단합’을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는 혁신위 제안과 관련해 ‘인요한 혁신위가 그간 의미 있는 좋은 제안을 많이 해 주셨고 공관위에서 그 뜻이 잘 반영되게 하겠다’고 입장을 몇 차례 밝혔다. 혁신위가 제기한 희생 키워드는 공관위에서도 적극 반영될 것”이라며 김 대표에 힘을 실었다.

김가람 최고위원도 김 대표 사퇴를 요구한 서병수·하태경 의원을 향해 “혁신위가 바란 것은 자발적 희생이었다. 본인들은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대안 없이 당 대표를 내치자는 것에 어떤 희생과 전략이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김예지 최고위원은 “인요한 위원장이 50%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나머지 50%는 당에 맡긴다고 말씀하셨듯, 국민의힘은 주권자 선택을 받는 정당이 되도록 그 50%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과정에 서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병민 최고위원은 다른 목소리를 냈다.

그는 “혁신위의 헌신적 노력에도 우리 당 지도부가 그에 걸맞은 호응을 하지 못했다는 세간의 지적이 매우 뼈아프게 다가온다”면서 “인 위원장은 과거 혁신이라는 게 100점 아니면 0점 밖에 없다고 했다. 우리 당의 혁신 성적표는 100점과 0점 중 대체 어디에 속해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지도부 중 어느 누가 혁신위의 희생 요구에 대체 답을 내놨단 말인가”라며 “의로움을 위해 개혁과 혁신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외롭거나 지치지 않도록 지도부의 일원으로 확실히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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