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12·12 군사 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700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경남 합천군에 있는 ‘일해공원’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2일 합천군에 따르면 일해공원은 지난 2004년 당시 ‘새천년 생명의 숲’으로 처음 개원했다. 이후 2007년 합천이 고향인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호 ‘일해(日海)’를 본떠 개칭돼 여태까지 불리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빈소가 2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어 있다.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

시민단체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 운동본부'(운동본부) 측은 같은 날 “최근 영화 서울의 봄 개봉 이후 전두환 씨를 비롯한 신군부에 분노를 표하는 사람이 많다”며 “국민 세금을 들여 만든 공원을 지금처럼 편향적인 이름으로 놔두는 건 시대착오적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해공원 개칭 이후 지금까지 사회 각계에서 줄기차게 명칭 변경 요구가 있었지만 결국 그대로다”며 “이번 영화로 공론화 논의가 더 진전돼 명칭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해공원의 명칭과 관련한 논란은 꾸준히 제기됐다.

명칭이 바뀌던 2007년 사회 각계에서 찬반 주장이 대립하며 논쟁이 격화됐고 현재까지도 공원 이름 존치와 변경이라는 상반된 주장이 맞서는 상황이다.

운동본부는 지난 2021년 일해공원 명칭 변경에 대한 주민 열망이 크다는 점을 알리고자 1500여 명의 군민 서명을 받아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군은 지난 6월 명칭을 바꾸는 지명위원회를 개최했지만, 일해공원을 새천년 생명의 숲으로 제정하는 게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으로 부결했다.

경남 합천군 주민들이 지난 18일 ‘일해공원’에서 5·18기념식을 열고 공원 표지석에 철거 딱지를 붙였다. 일해공원은 전두환의 호를 딴 공원이다. [사진=5·18기념재단]

군 측은 공론화 과정을 통해 군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 공론화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면서 “제3의 기관 등을 통해 군민 의견이 명칭에 반영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2021년 도내 6개 지역 언론사가 공동 의뢰한 군민 여론조사에서는 ‘명칭을 변경하지 말아야 한다’는 명칭 존치가 49.6%, 명칭 변경이 40.1%, 잘 모름·기타는 10.3%로 집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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