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앞으로 제조업체가 가격은 그대로 둔 채 제품의 용량을 변경할 경우 이 사실을 한국소비자원에 통지해야 한다. 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슈링크플레이션’ 전용 매대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단위가격을 보다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 소비자원의 직접조사 품목도 확대하고, 지금은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실시 중인 단위가격 표시를 온라인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용량 축소 등에 대한 정보제공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슈링크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이 숨은 물가상승에 노출되는 등 가계부담 증가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변경된 용량 자체에 대해선 관련법에 의해 제품에 표기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변경 사실을 인식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현재 소비자원은 주요 생필품 120여개 품목(330여개 상품)을 대상으로 가격정보를 수집하고 참가격과 ‘소비자24’를 통해 격주로 품목별 단위가격을 공개하고 있다. 39개 품목의 생활필수품에 대한 정기 가격조사를 실시하고, 단위가격을 계산해 ‘표준용량’으로 환산한 가격을 공개한다. 또 산업부고시(제2021-231호) ‘가격표시제 실시요령’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지정된 84개 품목에 대해 단위가격을 표시하고 있다.

정부가 용량 축소 등을 통한 편법 가격인상을 의미하는 ‘슈링크플레이션’ 실태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1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김 등 식료품이 진열돼 있다. [연합]

소비자원 등은 주요 생필품에 대한 단위용량당 가격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를 인지하는 것이 곤란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정부가 슈링크플레이션 관련 참가격 조사대상 중 73개 가공식품 209개 상품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견과류와 소시지, 치즈 등 3개 품목 19개에서 용량축소가 발견됐다. 제보 받은 총 53건을 확인한 결과 우유와 사탕 각각 2개와 7개 등 9개 상품에서도 용량축소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제조사와 유통사의 ‘자율협약’ 등을 통해 용량을 줄이되 가격은 유지한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제도개선 후에는 집행 실태를 파악하기로 했다. 예컨대 프랑스 대형마트들처럼 슈링크플레이션 매대를 별도로 설치하는 방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특정 유통업체에 피해가 가지 않으려면 제조사와 다수의 대형마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동참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는 또 제조사 자율협약을 통해 생산제품의 용량을 변경할 경우 해당 사실을 자사 홈페이지에 사전 통지하고 한국소비자원에 통지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정보서비스도 확대개편한다. 내년부터 소비자원 모니터링 대상도 현재 주요 생필품 128개 품목(336개 상품)에서 158개 품목(500여개 상품)으로 확대하고, 전국 500여개 판매점의 가격정보 데이터를 격주로 조사·분석해 공개하기로 했다.

가격정보에 더해 중량 변동 정보까지 조사해 슈링크플레이션 관련 정보도 상시 제공키로 했다. 확대 개편된 참가격을 차질없이 운영하고 자율협약 이행점검·신고센터 운영 등을 위해 소비자원 내 가격조사전담팀도 신설한다. 소비자단체를 통해 참가격 조사품목 외 품목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소비자원과 참가격 홈페이지 내 개설된 신고센터로 슈링크플레이션 관련 제보도 접수받는다. 소비자원은 용량변경 정보를 취합해 각 유통채널에 고지키로 했다.

이와 함께 현재 단위가격을 표시하고 있는 가공식품(62개), 일용잡화(19개), 신선식품(3개) 등 84개 품목 외에 즉석조리식품류·컵라면·위생용품 등 단위가격 표시품목을 추가하고, 대규모 점포의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실시되고 있는 단위가격 표시를 온라인까지 확대한다. 통신판매중개자나 오픈마켓 포함여부 등은 내년 2월 이후 연구용역을 통해 최종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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