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 ‘호박(Pumpkin)’ [열매컴퍼니 제공]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조각투자 신종증권을 15일부터 한국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게 됐다. 첫 대상은 미술품 조각투자업체 ‘열매컴퍼니’가 발행한 일본 현대 미술가 구사마 야요이(Kusama Yayoi)의 작품 ‘호박(Pumpkin)’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열매컴퍼니 투자계약증권의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휘됐다. 열매컴퍼니는 이 신고서가 효력을 발휘하는 순간부터 투자자를 끌어 모을 수 있다. 1호 상품은 쿠사마 야요이의 2001년 작품 ‘호박’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투자계약증권이다.

투자계약증권이란 공동사업에 돈을 투자하고 주로 타인이 수행한 공동사업 결과에 따른 손익을 받기로 한 계약상 권리를 의미한다. 조각투자는 투자계약증권의 대표적인 사례다. 2인 이상 투자자가 미술품, 부동산, 한우, 저작권 등 고가 자산에 대한 지분을 쪼개 각각 소유하고, 자산의 가치가 오르면 판매해 지분율만큼 돌려받는 투자 방식이다.

투자자들은 12억3200만원 상당 작품인 ‘호박’을 10만원 단위로 투자할 수 있다. 증권 수량은 총 1만2320주로 최대 300주까지 투자가 가능하다. 오는 18~22일에 청약이 진행된다. 이 기간동안 기초자산 관람 절차에 따라 작품이 보관된 수장고에서 ‘호박’을 직접 관람할 수 있다. 청약 전에 투자자는 투자계약증권 위험의 이해 여부를 확인하는 투자적합성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청약 접수는 아트앤가이드 홈페이지에서 케이뱅크 가상계좌를 부여받고 해당 계좌를 통해 납입하면 된다.

다만 주식과 달리 청약 증거금은 50%가 아닌 100% 전부를 넣어야 한다. 배정받은 투자계약증권을 바로 팔 수는 없다. 상장 후 첫날부터 매매가 가능했던 주식과 달리 2차거래 시장이 없어서다. 중간 배당금도 없다. 투자 기간이 최소 3년으로 돈이 묶여 즉시 사고팔 수도 없다.

한국거래소는 조각투자회사 등이 발행한 투자계약증권의 상장 심사·승인, 매매거래 체결 업무를 맡는다. 증권사는 매매거래를 중개한다. 투자자는 기존 증권사 계좌를 활용해 주식거래와 동일한 방식으로 신종증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투자자들에게 증권신고서를 통해 공동사업 내용, 위험 요인 등을 확인한 후에 투자를 결정하라고 당부한다. 금감원은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은 투자기간이 3~5년으로 길고, 환금성이 낮으며 다수의 투자자가 기초자산을 공동소유하는 구조로 기초자산을 직접 보관하거나 처분하기 곤란한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1호상품 출시로 조각투자 시장도 물꼬를 텄다. 앞서 서울옥션블루와 투게더아트도 금감원에 미술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서울옥션블루는 앤디워홀의 ‘달러사인(Dollar Sign)’ 작품에 대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모집총액은 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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