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한 레스토랑 내부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루시 조셉은 최근 몬테네그로에 있는 유스호스텔을 이용한 후 리뷰 사이트에 10점 만점에 5.7점의 후기를 남겼다. 시설과 서비스가 ‘이례적’으로 높았던 평점과 걸맞지 않는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유스호스텔로부터 자신의 후기 때문에 ‘상’을 받을 기회를 놓쳤으며, 리뷰 삭제를 위해 추가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조셉은 “안좋은 리뷰 때문에 추가 서비스를 받는 건 불공평하다고 생각됐다”면서 “끈질긴 연락 때문에 결국 유스호스텔 쪽 연락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온라인상에 올라오는 기존 이용객들의 리뷰가 외식·관광업계를 비롯한 업체들의 매출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리뷰를 강요하는 소위 ‘역갑질’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좋지 않은 후기를 올린 이용객들에게 직접 연락해 끈질기게 리뷰 수정을 요구하거나, 혹은 더 좋은 서비스를 빌미로 고객들이 좋은 후기를 쓰도록 압박하는 업체들도 적지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이같은 역갑질 사례를 다룬 한 기사를 통해 “세계 경제에서 온라인 리뷰는 점차 더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다만 좋은 리뷰들은 안좋은 평점을 줬을 때 고객들이 받아야하는 일종의 죄책감, 혹은 리뷰를 위한 보상의 대가로 입력된 경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좋은 리뷰는 업체의 매출과도 직결된다. 컨설팅회사 맥킨지의 분석에 따르면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서 별 3개 혹은 4개를 받은 제품들의 판매량은 별 1개를 받은 제품보다 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사정이 이렇다보니 소비자들은 종종 더 좋은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리뷰를 강요받기도 한다.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는 에보니 뷸러는 최근 친구들과 레스토랑을 방문했을 당시 종업원으로부터 구글에 좋은 후기를 남겨주면 일반적으로 고객에게 제공하는 데킬라보다 더 좋은 술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이에 그는 음식들이 입이 맞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구글에 자신이 찾은 레스토랑의 ‘맛잇는 음식’을 칭찬하며 “덕분에 좋은 저녁을 보냈다”는 후기를 남겼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좋은 리뷰를 조건으로 더 높은 서비스를 요구하는 이른바 ‘리뷰 갑질’에 이어 업체들의 역갑질 사례도 늘어나면서, 각종 리뷰 사이트들의 신뢰도도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제이슨 그린버그 코넬대 부교수는 “리뷰의 역할은 소비자들이 자신이 구매한 적이 없거나 확실한 이해가 없는 것에 대한 돈을 지불해야할 때 생기는 불확실성과 겨룰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주요 사이트들도 ‘가짜 리뷰’와의 전쟁에 나섰다. 부정적 리뷰를 남기는 고객들을 불법적으로 추적해 협박하거나, 긍정적 리뷰를 대가로 고객에게 상품권이나 무료 상품 등을 제공하는 관행을 막기 위해서다. 미국의 최대 지역 정보사이트 옐프의 경우에는 이용객들로부터 적극적으로 리뷰를 대가로 할인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사업체들의 정보를 받고 있다.

또한 지난 9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한 신발 브랜드를 대상으로 부정적 리뷰를 제한함으로써 소비자들을 오도한 혐의로 2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