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일 사망 12주기인 17일 심야에 이어 18일 오전에도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자료사진. [연합]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2주기인 17일 심야에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한데 이어 18일 아침에 장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전날 평양 일대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570㎞를 날아가 동해상으로 떨어졌다. 한미가 내년 중 핵 작전 연습을 하기로 한 것과 부산기지로 입항한 미국의 핵추진잠수함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8시24분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군은 경계태세를 격상한 가운데 미일 당국과 북한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공유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은 전날 밤에도 SRBM 1발을 발사했다.

이와 관련 합참은 전날 오후 10시38분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SRBM 1발을 포착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22일 이후 26일, 27일 만이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잇따라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국가안보실과 군 당국은 북한이 이달 중 ICBM을 발사할 수 있다며 북한의 도발을 예견했고, 이를 예의주시하던 중 이틀 연속 단거리 및 장거리탄도미사일을 포착했다.

미사일 발사 날짜와 시간, 사거리 등을 보면 북한 도발에 다목적 포석이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2주기라는 점에서 북한 내부에 자위권 강화 의지를 피력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미국에서 열린 제2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결과에 대한 반발의 의미도 내포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는 앞서 2차 NCG회의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내년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 때 핵 작전 연습을 하기로 합의했다.

북한 국방성은 전날 SRBM 발사 직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NCG회의 결과에 대해 “노골적인 핵 대결 선언”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또 조선중앙통신은 18일 논평에서 “남측이 미국 상전과 야합해 전시연합특수작전훈련과 연합과학화전투훈련을 벌려놓는 등 이 해가 저물어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반공화국 대결소동에 광란적으로 매달리고 있다”며 “역적패당의 사대매국적이고 무책임한 망동으로 지금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가 조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 도발에 응징해야 한다’는 우리 군 수뇌부의 발언을 두고 “뒤가 캥겨 부리는 허세성 객기”라고 비난하며 “계속 시끄럽게 짖어대다가는 마른하늘에서 날벼락을 맞을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이 고조된 가운데 17일 부산작전기지에 미국의 핵추진잠수함 미주리함(SSN-780)이 입항해 있다. 미 해군 태평양함대 제1잠수함전대 소속인 미주리함은 버지니아급 핵추진잠수함으로 길이 115m, 폭 10m, 만재배수량 7800t 규모다. 최대 속력 25노트(시속 46㎞)로 수심 250m까지 잠항할 수 있다. [연합]

북한이 전날 발사한 SRBM의 570㎞라는 비행거리는 같은 날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한 미 핵추진잠수함 미주리함(SSN-780)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평양 순안공항에서 부산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550㎞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북한의 이번 발사는 올해 북한의 다른 탄도미사일 발사들과 같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다수를 위반했다”면서 “북한의 이웃에 위협이 되며 역내 안보를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에 전념하고 있고 북한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한국과 일본에 대한 우리의 방어 공약은 철통같다”고 강조했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도 성명을 통해 “우리는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동맹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국장은 전날 발사한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관련 “북한이 최근에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엔진을 공개했는데 이번 미사일 발사는 이를 시험하기 위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이 언제든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가운데 미 공군이 핵탐지정찰기를 추가로 실전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미 네브래스카주에 있는 오펏공군기지는 홈페이지를 통해 제55비행단 45정찰비행대대에 핵탐지정찰기인 WC-135R ‘콘스턴트 피닉스’가 지난 4일 전달됐다고 밝혔다.

WC-135R는 핵 탐지 전문 특수 정찰기로 동체 옆에 달린 대기 표본수집 장비로 핵 활동 징후가 있는 지역 상공에서 공기 입자와 가스를 수집해 분석함으로써 핵실험 및 핵폭발 여부를 판단하도록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달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임박한 시일 내 북한의 7차 핵실험 징후는 포착되고 있지 않다면서도 핵실험은 북한 최고지도자 결심에 의한 사안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국정원은 특히 “2024년이 되면 김정은의 결심에 따라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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