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최교진 교육감,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왼쪽)과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오른쪽)이 19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서울시의회의 학생인권조례 폐지 논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천창수 울산시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김지철 충청남도교육감, 박종훈 경상남도 교육감, 김광수 제주시교육감 등 8명의 교육감은 이날 입장문에서 서울시의회가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시도하는 것과 관련해 “시대착오적이며 차별적인 폐지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연합

전국 9개 시·도 교육청 교육감들이 서울시의회의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 움직임에 대해 일제히 “시대착오적이며 차별적”이라며 폐지 중단을 촉구했다.

19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천창수 울산시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김지철 충청남도교육감, 박종훈 경상남도 교육감, 김광수 제주시교육감, 서거석 전북교육감 등 9명의 교육감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서울시의회는 학생인권조례 폐지 논의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조 교육감과 최 교육감은 이날 서울시교육청에서 대표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회는 학생인권조례가 학생들에게 동성애를 권장하고 성 문란을 조장하며, 학생의 권리만 보장하여 교권 붕괴를 초래하고 있다는 폐지론자들의 주장에 동조하여 조례 폐지의 절차를 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존중과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들이 다른 사람도 존중하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한다”며 “지금까지 점진적으로 발전해 온 학생 인권 증진의 역사가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는 2010년 경기도교육청에서 최초로 제정된 후 17개 시도교육청 중 서울을 비롯한 6개 교육청(서울, 경기, 충남, 광주, 전북, 제주)에서 시행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는 일제와 군부독재부터 이어진 반공 및 군사교육 등의 영향으로 수십년 간 지속됐던 교사의 학생 폭행 등이 2000년대 이후에도 지속되자, 학생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됐다. 이에 학생의 기본권을 위해 존치 시켜야 한다는 의견과 교사의 권한이 축소돼 오히려 이젠 교권 침해의 원인이 된다는 주장이 맞붙고 있다.

특히 최근 교권 침해 이슈와 맞물리면서 학생인권조례 폐지 주장이 힘을 받았다. 앞서 충남 도의회는 지난 15일 7개 교육청 중 처음으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서울시의회 역시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상정을 계획했지만 전날(18일) 서울행정법원이 집행정지를 결정해 일단 중단된 상태다. 서울행정법원은 전날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의 수리 발의 무효확인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행을 정지하라고 결정했다. 다만 주민 조례 청구가 아닌 의원 발의로 또다시 폐지안이 상정된다면 막을 방법은 없다. 서울시의회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폐지를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교육감은 의원 발의 등으로 폐지안이 상정돼 의회를 통과될 경우에는 재의를 요구하고, 그럼에도 의회에서 재의결될 경우에는 대법원에 제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서울이라는 글로벌 도시에서 속전속결로 (폐지안을 처리)하는 것은 시민들이 공감하지 않을 것”이라며 “서울시의회도 균형적인 판단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그럼에도 조례가 결국 폐지될 경우에는 서울시교육청 차원에서 학생인권조례가 보장하고 있던 것을 행정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조 교육감은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반대하며 지난 13일부터 매일 아침 서울 도심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조희연 교육감, 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 1인 시위 진행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9일 서울 용산구 용산중·고등학교 앞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제공=서울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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