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인 지난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진 30대 가장의 추락 직전 긴박했던 상황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안기고 있다.
소방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57분께 도봉구 방학동 23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화재는 4시간 만인 8시 40분께 진화됐지만 거센 불길에서 아이를 살리기 위해 뛰어내린 박씨(33)와 가족을 대비시키고 뒤따르던 30대 남성 임씨(38)씨는 결국 숨을 거뒀다.
심정지 상태로 이송된 70대 주민 1명을 포함해 30명도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화재 현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킨 경비원 김씨는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밝혔다. 이 내용은 지난 25일 국민일보를 통해 전해졌다.
김씨는 “아빠(박씨) 품에서 툭 떨어진 아이가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나를 쳐다봤고 ‘애는 살았다’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라고 매체에 털어놨다.
김씨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57분께 “불이야!” 외침을 들은 아파트 경비원 모두 화재가 발생한 동으로 급하게 달려갔다. 경비원들은 폐지와 재활용품 등이 담긴 포대들을 1층으로 끌고 와 주민들이 안전하게 뛰어내릴 수 있도록 도왔다.
아이를 살리고 숨진 박씨 부부도 불이 난 3층 바로 위층인 4층에서 간절히 도움을 기다리고 있었다. 박씨 부부가 “아이 받아주세요!”라고 외치자 경비원 김씨는 아내 정씨(34)와 두 살배기 딸이 떨어지는 예상 지점에 맞춰 포대를 옮겼다. 아이는 포대 앞에 서 있던 김씨 품에 떨어져 살짝 튕겨 나갔지만 크게 다치진 않았다. 이어 뒤따라 정씨도 뛰어내렸지만 어깨만 다쳤을 뿐 심각한 부상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정씨의 남편 박씨가 7개월 아이를 안고 뛰어내렸다. 김씨는 “아빠가 떨어진 뒤 갓난아기가 아빠의 품에서 ‘툭’ 떨어졌는데 다친 곳 없이 무사했다”라고 했다.
그러나 박씨가 입은 부상은 심각했다. 그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자녀들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부터 합동 현장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 가격이 얼마길래… 유학생도 경악한 명동 붕어빵 가격 (영상)
- 유서 하나도 없이… 한 부부 크리스마스에 숨진 채 발견 (관악구)
- “내가 죄인이다” 도봉구 화재 참사…성탄절 새벽 아들 잃은 부모의 절규
-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 특검 거부권 무게…’조건부 수용’도 불가
-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내일(26일) 취임식 가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