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비정치인 위주…상징적 모습 보여야”

당내선 “586 맞설 ‘789’ 인선해야” 목소리

‘정치권 부채’ 없는 ‘보통 사람’들 올 수도

“불출마 강요 안되지만 희생할 사람 와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비상대책위원 인선에 정치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내에선 한 위원장이 직접 ‘비(非)정치인’으로 위원을 채울 것이라 공언한 만큼 실무 중심의 인사가 대거 영입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한 위원장이 공언한 운동권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대표되는 팬덤 정치의 종식을 지원할 수 있는 인물이 다수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일각에선 한 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비대위원으로 올 인사들 역시 불출마를 전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 만큼, 위원 인선에 시일이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오는 29일 마무리를 목표로 비대위원 인선을 고심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 위원장은 이날 별다른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비대위 구성을 위해 여러 인사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비대위원장과 당연직인 원내대표·정책위의장을 포함해 최대 15명의 비대위원으로 구성된다.

비대위원들은 비(非)정치인으로 꾸려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들은) 당연히 비정치인 위주다. 정치인 위주로 할거면 내가 이 자리에 나와있는 것이 이상한 일”이라며 “정치를 바꾸는 상징적 모습을 보여드린다는 면에서 비대위는 그런 사람들을 잘 모셔야 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한 위원장이 직접 ‘비정치인’ 출신을 언급한 만큼 비대위원으로 새로운 인물이 대거 포함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비대위원으로 윤재옥 원내대표와 유의동 정책위의장이 당연직으로 포함되는 만큼 정무적인 부분은 이미 채워진 것이나 다름없다”며 “한 위원장이 얘기했던 대로 정치와 큰 관련 없는 인물들로 비대위가 꾸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당내에선 비대위원의 조건을 몇 가지 제시하고 있다. 한 위원장이 언뜻 내비친 몇몇 조건에 맞는 인물이 인선이 돼야 원활한 비대위 운영이 가능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다. 최우선 조건으로 꼽히는 것이 ’86 운동권 퇴진’을 이끌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한 위원장은 전날 “중대 범죄가 법에 따라 처벌받는 걸 막는 게 지상목표인 다수당이 더욱 폭주하면서 이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그런 당을 숙주 삼아 수십년간 386·486·586·686이 되도록 썼던 영수증을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들 위에 군림하며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입장 발표를 하며 안경을 만지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입장 발표를 하며 안경을 만지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운동권 정치인의 퇴진을 이끌기 위해 중도층과 청년에 소구력이 있는 인물이 들어와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안철수 의원은 “희망과 새로운 길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관점의 전환과 결기가 절박한 시점”이라며 “수도권 승리와 중도층 확장성을 담보하는 비대위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태경 의원도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독재시대가 오래전 끝났는데도 여전히 과거팔이만 하는 586 정당 민주당을 더 젊고 참신한 1970·80·90년대생 789 정당이 심판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세대교체에 중점을 둔 비대위원 인선을 제안한 바 있다.

이어 하 의원은 원내 김성원·김웅·김예지·김형동·노용호·배준영·정희용·허은아 의원 등과 원외 곽관용·김가람·김병민·김용남·김용태·김인규·김재섭·나태근·오신환·이승환·이재영·장예찬·천하람 등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다만 한 위원장이 “생물학적 나이를 기준으로 한 세대포위론이나 세대교체론이라는 말은 그렇게 신뢰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만큼, 자신의 지론에 따라 나이로 제한을 두기보다는 실력을 최우선에 둔 ‘보통사람들’을 인선할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는 모양새다.


비대위원이 정치권에 부채가 없는 인물들로 꾸려져야 한다는 주장이 두 번째 조건으로 꼽힌다. 한 위원장은 전날 “(비대위원은) 무엇인가 보여주기 위한 일을 하러 온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동료 시민을 위해서 승리하는 당을 만들기 위해 온 것”이라며 “지금은 빠른 답보다 맞는 답으로 내는 게 더 중요한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당 안팎에선 해당 발언이 ‘자기정치’를 배제한 비대위원 인선에 무게중심을 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불출마 선언이 꼭 전제돼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위원장이 방향을 설정해준 것이기 때문에 희생할 수 있는 분들로 채워지는 게 맞지 않냐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앞서 혁신위 인선이 그랬듯 사회 각층의 전문가들이나 상징성이 있는 분들이 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에 당내 일각에선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가 영입한 인물이 비대위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조건과 관련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대통령실의 후광을 입고 양지에 출마하려던 고위직 등 친윤계·중진·영남권 사이에선 공천 불안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대구 달서갑을 지역구로 둔 초선 홍석준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당연히 불안하다. 아마 불안하지 않다고 하는 국회의원은 거짓말일 것”이라며 “한 위원장이 헌신을 위해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굉장히 시사하는 바가 크고 무섭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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