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주한이스라엘대사관이 소셜미디어에 '여러분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상상해보세요'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영상 캡처. 해당 영상은 논란이 일자 하루만에 삭제됐다. 사진=주한이스라엘대사관 유튜브 갈무리

주한이스라엘대사관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했을 당시를 한국 배경으로 재현한 영상을 만들어 공개했다가 논란이 되자 하루 만에 삭제했다.

지난 26일, 이스라엘대사관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여러분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상상해보세요’라는 제목으로 동영상 하나를 공개했다.

지난 26일 주한이스라엘대사관이 소셜미디어에 '여러분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상상해보세요'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영상 캡처. 해당 영상은 논란이 일자 하루만에 삭제됐다. 사진=주한이스라엘대사관 유튜브 갈무리

영상은 피아노 반주에 맞춰 성탄 노래를 부르는 어린 여자아이와 이를 지켜보는 학부모들을 비추며 시작한다.

이어 갑자기 공습 경보가 울리고, 엄마는 딸의 손을 잡고 긴급하게 지하 시설로 대피한다. 하지만 결국 건물 위로 폭탄이 떨어진다. 장면이 전환되고 피를 흘리는 채로 무장괴한에 끌려가던 엄마는 딸을 찾는다. 영상에는 ‘여러분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상상해보세요'(Imagine if it happened to you)라는 문구와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 국민이 본 피해가 나열되기도 했다.

대사관은 이 영상을 홍보하면서 “성탄절에 일어난 테러 공격을 담은 이 영상은 이스라엘인의 심정을 한국 국민에게 더 잘 전달하려는 의도로 제작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상대로 한 전면전을 시작한 상황에서 이 같은 영상을 올리자 일각에서는 전면전을 정당화하기 위해 한반도 안보 우려까지 끌어들인 것은 ‘선을 넘었다’고 지적이 나왔다. 논란이 일자 대사관은 이튿날 모든 SNS에서 해당 영상을 내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외교부 당국자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살상과 납치는 정당화될 수 없으나 주한이스라엘대사관이 이를 타국 안보 상황에 빗대어 영상을 제작·배포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대사관에 이 같은 입장을 전하고 동영상을 삭제하도록 조치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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