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회동을 마치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12.30.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전격 회동했으나 결국 결별을 선택했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의 ‘통합비대위(2선 후퇴)’ 수용을,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 의사를 꺾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로부터 변화 의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식당에서 1시간가량 회동했다. 2년 전 대선 당시에 만났던 장소다. 이 대표는 먼저 도착해 이 전 대표를 밖에서 마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전 대표가 도착한 후 한 유튜버가 이 전 대표를 향해 항의하자 이 대표는 “하지말라”며 제지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회동을 마친 후 두 사람은 결국 ‘결별’을 선택했다. 이 대표는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의 부족함이 많다 생각될 수 있고 기대치에 부족한 점은 있겠으나 당을 나가시는 것이 길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 전 대표에게 재고를 부탁했다. 이 대표는 회동을 마치고 나오는 이 전 대표에게 고개를 숙이고 악수를 청했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로부터 변화 의지를 확인하고 싶었으나 안타깝게도 확인할 수 없었다”며 “민주당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구현하고자 했던 가치와 정신과 품격을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창당 의사를 굳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이후 탈당 계획과 관련해서는 “차차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식당 앞에서 차에서 내리는 이낙연 전 대표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사진=뉴시스]

이날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의 2선 후퇴 요구를 정식으로 거부했다. 박성준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당은 기존의 시스템이 있다. 당원과 국민의 의사를 존중해야 하고, 따라서 사퇴나 비대위 수용은 어렵다”며 2선 후퇴 의사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 전 대표는 회동에서 “지난 7월 (회동)부터 ‘혁신을 통한 단합’을 강조했으나 (이 대표가) 그 반대로 갔다”며 “민주당이 잘 되길 바라지만 지금 민주당에 기대를 갖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작업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민주당 예비후보 검증에서 탈락한 최성 전 고양시장과 더불어 당내 원로인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도 전날(29일) 탈당과 함께 ‘이낙연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새해 초 전후로 창당 계획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새해 첫날 행주산성에서 대중과 만나 신년 일정을 시작한다.

당장 민주당 현역 의원이 ‘이낙연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새해 초 당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시작으로 당내 공천 갈등이 확대될 경우 신당행(行)이 탄력받을 수 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특히 수도권 인사들이 이낙연 신당에 합류할 경우 국민의힘과의 접전에서 굉장히 장애가 될 수 있다”며 “(이낙연 신당이) 안타깝지만 지도부도 긴장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전날(29일) 공관위원장에 원로 진보학자 임혁백 고려대 교수를 임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소재 한 식당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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