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여론조사서 트럼프에게 밀려…최근 조사에서도 4%포인트 격차

양당, 1월 본격 경선…8월 셋째주 각각 최종 대선 후보 발표 예정

대안 없는 민주당, 난감한 상황…3월까지 지지율 못올리면 선수 교체?

공화당 경선 곧 돌입…코크네트워크 후원 헤일리, 트럼프 호적수로 급부상

지난달 2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기 위해 백악관을 나서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기 위해 백악관을 나서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오는 11월 5일 실시된다. 미 양당은 벌써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 매치’를 점치며 선거 전략 짜기에 고심하고 있다.

현재 승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잡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실시된 각종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게게 작게는 4%포인트, 크게는 9%포인트의 격차로 열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지난달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43%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트럼프 전 대통령(47%)에게 4%포인트가량 뒤진다. 무소속이나 소수당으로 출마하겠다는 다른 후보까지 포함한 다자 간 대결에서는 31%로 트럼프 전 대통령(37%)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열세를 보이고 있지만 민주당 측은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재도전을 관행처럼 여기는 미 정계 분위기와 함께 당내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할 인사가 등장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는 진보 성향의 작가 메리앤 윌리엄슨과 딘 필립스 연방 하원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지만 미미한 지지율을 보여 사실상 존재감이 없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민주당은 억지로 바이든 대통령을 한번 더 무대 위에 세워야 하는 상황에 왔다”며 “그가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만큼 민주당은 대안을 마련해 놓아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18일 폭스뉴스가 발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의 지지율은 34%로 그의 임기내 실시한 여론조사중 가장 낮다. 폭스뉴스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의 치솟은 물가와 눈에 보이지 않은 정부투자 등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폴리티코는 “민주당은 첫번째 슈퍼화요일(3월 15)까지 지지율 추이를 지켜보다가 결단을 내릴 것”이라며 “공화당보다 상대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민주당 선거전략가들은 ‘선수교체’까지 염두해두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내년 2월3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경선을 시작한 뒤 중부를 거쳐 서부로 넘어갈 예정이다. 6개월간의 경선 과정을 끝마치고 8월 셋째주에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최종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를 선출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아이오와주 워털루에서 열린 코커스 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아이오와주 워털루에서 열린 코커스 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공화당은 오는 15일 아이오와주 경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선 후보 선출에 돌입한다. 공화당 경선은 동부 지역부터 차례대로 순회한 후 서부 지역으로 넘어갔다가 중부에서 마무리된다. 공화당의 예비 대선 후보들은 7월15일에 치러지는 위스콘신주에서 마지막 경선을 끝마친다.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8월 셋째 주에 개최되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당내에서 독주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선 승리가 유력해 보이지만, 다크호스가 나타났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다. 지난해 2월 대선 출마 선언을 한 그는 중도 성향 보수층의 열띤 성원을 받으며 지지율을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정치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여러 여론조사를 합산해 평균한 공화당 후보별 지지율을 발표했다. 여기서 헤일리 전 대사는 10.8%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며 미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불과 2~3%의 지지율로 출발한 그가 불과 반년 만에 지지율을 4배가량 끌어올린 덕분이다. 이를 두고 CNN은 “발표된 지지율이 평균치인 것을 감안하면 그의 최근 상승세는 무섭도록 빠르다”며 “헤일리의 대세론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 지역별 지지율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메리칸리서치그룹이 지난달 2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헤일리는 첫 경선이 치러지는 아이오와주에서 16%를 받아 51%을 받은 트럼프와의 간격을 좁혔고, 두번째 경선지인 뉴햄프셔주에서는 29%를 받아 33%를 받은 트럼프를 오차범위 내에서 추격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지난달 28일 뉴햄프셔주 노스콘웨이에서 열린 미팅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지난달 28일 뉴햄프셔주 노스콘웨이에서 열린 미팅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WSJ는 헤일리 전 대사의 상승세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갖고있는 여러 변수에 위기를 느낀 공화당의 정통 및 온건 보수 세력이 헤일리 전 대사를 중심으로 다시 결집하고 있다”며 “특히 공화당의 오랜 후원자인 코크네트워크가 헤일리 전 대사를 전폭적으로 밀어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헤일리 전 대사의 합리적인 이미지와 안정적인 배경에 중도 보수 지지자가 몰렸고, 공화당의 큰손이라 알려진 ‘코크네트워크’가 그를 지지하며 판도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코크 네트워크는 자유주의적 가치를 지지하며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오래된 공화당 지지 단체다.

그러나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유주의와 상충하는 보호 무역 주의와 강경 이민 정책 등을 공약으로 내걸자 공개적으로 그를 비판하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선출을 반대하며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코크는 헤일리 전 대사를 위해 2000만 달러(약 300억원)가량의 광고비를 썼고, 대선 경선과정에서 7000만 달러 이상을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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