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센터를 방문해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으로부터 HBM웨이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가운데, 진하게 모자이크가 된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SK그룹 제공]

[헤럴드경제=김민지·정윤희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새해 첫 현장경영으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센터를 찾은 가운데, 최 회장 손에 들려있는 모자이크 된 제품에 관심이 쏠린다. SK하이닉스의 핵심 기술이 집약된 HBM(고대역폭메모리) 웨이퍼로, SK하이닉스는 해당 시장에서 삼성전자 보다 한발 앞서나가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관련 기술이 조금이라도 유출될 경우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4일 SK하이닉스 본사인 이천캠퍼스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등 주요 경영진들과 함께 반도체 현안들을 직접 챙겼다. 공개된 사진에는 최 회장이 곽 사장으로부터 HBM웨이퍼와 패키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사진에서 HBM웨이퍼는 이를 가리키고 있는 최 회장의 손가락을 제외하고 진한 모자이크로 덮여있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기술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SK 그룹 관계자는 “해당 웨이퍼가 전시용이 아니라 실제로 제품 상용화에 쓰이는 것이라서 극비 보안 사항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웨이퍼 안에 있는 네모 격자를 다이라고 부르는데, 이게 몇 칸이냐에 따라서 회사 제품의 어떤 기술력 등을 알 수 있다”며 “경쟁사에서 이걸 보게 되면 영업비밀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해 네모 격자를 가릴 수 있도록 모자이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 개발한 HBM3E 제품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에 HBM 관련 기술은 절대 유출되서는 안 될 핵심 무기와도 같다. 현재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가 크지 않아 조금만 유출되어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불황 속에서 SK하이닉스는 HBM 제품 덕을 톡톡히 봤다.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 시장의 성장으로 AI 서버에 탑재되는 HBM 수요가 급증했다. 엔비디아에 HBM3(4세대) 제품을 독점 공급하던 SK하이닉스가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10여년 전 시장이 생성되기 전부터 세계 최초로 HBM 개발에 성공하고 오랜 기간 투자한 결과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5세대 제품인 HBM3E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현재 엔비디아를 포함한 여러 빅테크 고객사에 검증을 위한 샘플이 보내진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할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바짝 뒤를 쫓고 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보다 두달 가량 늦은 지난해 10월 추격자인 HBM3E 제품인 ‘샤인볼트’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올 1분기 중에 엔비디아와 HBM3E 검증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뒤쳐졌다는 평가를 상황에서 고객사 확보 및 공급에 사활을 걸고 있다.

HBM 시장은 올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투톱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올해 SK하이닉스와 HBM 시장 점유율이 47~48%, 삼성 역시 47~48%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5%는 미국 마이크론이 차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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