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등학생이 하지도 않은 범행의 가해자로 몰렸다가 3개월 만에 누명을 벗었다.
지난 5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경찰의 부실 수사로 억울하게 누명을 쓴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사연이 다뤄졌다.
사건은 지난해 8월 울산 중구에서 일어났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A군은 학원에서 수업을 듣던 중 황당한 연락을 받았다. 경찰에서 공연음란죄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8월 3일 길거리에서 음란행위 하지 않았느냐. 부모님하고 함께 경찰 조사받으러 와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음란행위는 지난해 8월 3일 오후 9시 30분께 발생했다. 당시 한 남성은 하의를 탈의한 채 음란행위를 했고 당시 차에서 내리던 피해자는 이를 목격하고 소리를 질렀다. 피해자 남편은 범인을 바로 쫓아갔지만 놓쳤다.
이후 수사에 나선 경찰은 A군을 범인으로 특정했다.
가해자의 옷차림과 유사하게 입은 A군이 같은 날 오후 9시 44분께 범행 장소 인근 편의점에서 나오는 것을 목격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피해자가 말했던 인상착의와 실제 가해자가 입었던 옷차림과 동일하다”라며 A군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당시 음란행위를 목격한 피해자는 “이 사람이 가해자 맞다”라고 확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군은 공연음란죄 가해자로 조사받았다.
A군 부모는 “우리 아들은 그 시간에 학원에서 수업 듣고 있었다. 아들이 절대 그 사람이 아니다”라고 결백을 호소했다. 하지만 담당 경찰은 오히려 “나도 수사 30년 이상 해봤는데 이거 별거 아니다. 애가 스트레스받아서 그럴 수도 있으니까 잘 설득해 봐라”라며 자수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군 부모는 A군이 학원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집까지 오는 CCTV 영상 등 직접 증거를 구했다. 학원 선생님과 친구들도 “A군은 9시 30분까지 학원에서 수업을 들었다”라고 진술했다.
확실한 증거를 확보한 A군 부모는 증거 영상을 경찰에 제출하며 “학원 갔다가 바로 집으로 가서 범행 장소를 가지 않았으니 확인해 달라”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담당 경찰에게서 돌아온 답은 황당할 뿐이었다. 경찰은 대뜸 “그걸 제가 왜 봅니까”라며 “A군이 용의주도다. 학원 수업 도중에 나와 범행을 저지르고 다시 학원으로 돌아갔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A군 사건은 검찰에 송치됐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A군과 실제 범인의 인상착의가 달랐고 오후 9시 36분께 A군이 학원에서 나오는 모습이 CCTV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A군 부모는 “3개월 동안 지옥 속에 살았고 올해 아들이 고3인데 동네에 소문도 났다”라고 정신적인 피해를 호소했다.
이 사연을 접한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네티즌들은 “경찰 제정신이야? 징계 때려라”, “경찰 고소해야겠는데ㅋㅋㅋ 저건 직무 유기잖아. 왜 봐야 하냐니”, “자기가 무슨 코난인 줄 아네”, “멀쩡한 애 인생 망치려고 작정한 것 같은데”, “경찰이 할 말이냐 그게”, “30년 이상 수사했다는데 저 정도면 물경력 아님? 어이없네”, “70·80년대 경찰이랑 다른 게 뭐야. 실적에만 혈안이네” 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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