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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2024년 갑진년(甲辰年) 연초부터 불어 온 미국 뉴욕증시발(發) 한파에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종목이자 반도체 섹터 대장주(株)인 삼성전자 주가가 ‘8만전자’를 코앞에 두고 뒷걸음질 치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선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대형 반도체주는 물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의 강세가 올 한해 펼쳐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 반도체 업황 반등은 물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pivot, 금리 인하) 개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확대로 인한 구조적 성장이 예고된 상황이란 게 그 이유다.

코스피 지수 전체 시총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중심이 된 반도체 섹터가 올해 예상대로 강세를 보이며 코스피 지수의 하방 리스크를 방지하고 상승세를 이끄는 데 역할을 할 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증권가, 三電 목표가로 “10만전자”…外人 투심 뒷받침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2일까지 8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하고, 7거래일 연속으로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주당 7만9600원(1월 2일)으로 ‘8만전자’에 근접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3거래일 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3·4일 이틀 간 기록한 하락폭만 3.77%(3000원)에 이르렀고, 그나마 5일 장에선 전 거래일과 동일한 7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연속적인 하락세를 끊어낸 데 의의를 두는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미 증시 시총 1위 애플과 대표 반도체 지표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급락하는 등 한겨울 불어 닥친 ‘외풍(外風)’을 삼성전자 주가의 주요 약세 요인으로 꼽는다.

다만, 이런 상황은 단기적 영향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증권가에선 동시에 나온다. 외부적 리스크에 따른 주가 약세보단 중장기적으론 삼성전자의 성장세를 더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지난 5일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9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올려잡았고, DS투자증권도 기존 9만2000원에서 9만9000원으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하루 앞선 4일엔 하나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9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9만4000원에서 9만9000원으로 목표주가를 새로 제시했다. 메리츠증권(9만4000→9만5000원)도 이보다 전에 삼성전자 목표주가 상향 대열에 합류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평균판매가격(ASP)이 상승하고 있고 고객사와 공급사 모두 재고가 줄면서 출하량이 증가해 매 분기 실적이 상승할 전망”이라고 설명했고,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부터 감산 폭 축소에 따른 고정비 분배와 수익성 회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도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이익 가속화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며 밸류이에션 부담이 낮아졌고,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 밴드 상의 위치도 평균을 하회하고 있어 비중 확대 전략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에서 ‘큰손’으로 꼽히는 외국인 투자자의 삼성전자에 대한 투심이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향후 주가 상승세를 점치는 근거 중 하나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4일까지 9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주가 상승세가 꺾였던 지난 3~4일에도 꾸준히 순매수세를 보였다.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했던 전날엔 410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였다. 지난달 20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 투자자의 삼성전자 순매수액 합산치는 1조1664억원에 이른다.

‘10만전자’면 三電 힘 만으로 코스피 2750PT 선 근접

삼성전자의 주가 강세는 높은 확률로 코스피 지수의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전문가 다수의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시총(약 457조2853억원)이 코스피 전체 시총(2081조8627억원)의 21.97%로 5분의 1 이상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헤럴드경제는 국내 다수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조언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따른 코스피 지수 상승폭을 계산했다. 해당 수치 산출 시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은 지난 3일 종가에서 변동이 없다고 가정했다.

이 결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국내 증권사 제시 목표주가 컨센서스(9만2167원)까지 삼성전자 주가가 오를 경우 코스피 지수는 대략 2700포인트 선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 최고 목표주가는 하나증권과 SK증권이 제시한 10만원이었다. 같은 방법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 선까지 넘어섰을 때 코스피 지수는 2750포인트 선까지 근접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기도 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관계자는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종목 주가의 변동이 전체 지수의 향방에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하는 유일한 종목이 바로 삼성전자”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회복 강도 따라 ‘삼천피’ 회복 시도도 가능”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는 물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 반도체 중소형주의 주가 흐름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올해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세가 점진적으로 진행 중이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메리츠증권이 전망한 올해 반도체 섹터 예상 순이익(지배기준)은 35조7000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예상 이익의 21% 수준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호황였던 지난 2022년과 같은 약 60조원의 실적을 올해 반영하면 코스피 내 반도체 섹터 이익 비중은 31%에 육박하며, 이는 코스피 자기자본수익률(ROE) 10% 수준의 회복을 의미한다”면서 “만약 금리가 3.1%로 추가 안정화되고 반도체의 빠른 회복으로 200조원에 가까운 이익(ROE 9.0~9.5%)이 달성된다면, 코스피의 적정가치는 2811~2987선까지 도출된다. 반도체의 회복 강도에 따라 코스피 3000선 회복 시도도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국내 15개 증권사가 내놓은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 상단 평균은 2756.67포인트에 달한다. 특히 밴드 상단으로 2700~2900포인트 대를 제시한 증권사들의 대부분은 반도체 섹터를 주목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반도체 종목들이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을 보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제기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지난 한 해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41.95%, 88.67%나 상승했다”면서 “기대감이 이미 큰 폭으로 주가에 반영된 만큼 반도체 업황과 대외환경의 개선에도 상승폭은 완만한 곡선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지난해 말 급등세를 보여온 주요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는 상반기 조정세를 거칠 가능성이 상당하다”면서 “미 연준의 피벗 개시가 본격화할 하반기부터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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