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종로구 사직공원 인근 인도와 도로에 염화칼슘이 하얗게 뿌려져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도로 결빙으로 교통사고, 인명 피해 등이 있을 수 있으니 꼭 뿌려야 합니다.” vs “염화칼슘으로 도로와 차량이 부식될 수 있으니 사용을 줄여야 합니다.”

올겨울 적설량이 높은 가운데 대표적인 제설제 ‘염화칼슘’을 둘러싼 논쟁이 반복되고 있다. 제설 작업에 효과가 좋기 때문에 많은 살포가 필요하다는 입장과 지나친 염화칼슘 사용으로 환경이 오염되고 도로시설물과 자동차 하부가 부식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염화칼슘은 주변의 습기를 흡수하면서 눈을 녹이고, 염화칼슘이 녹으면서 발생한 열이 눈을 한 번 더 녹이게 만드는 등의 효과가 있다. 염화칼슘이 섞인 물은 어는점이 영하 50도까지 낮아져 한 번 녹은 눈이 다시 얼지 않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염화칼슘의 경우 눈을 잘 녹이는 만큼 도로 아스팔트와 인도 시멘트를 부식시킨다는 단점이 있다. 도로 위 각종 철제 구조물과 자동차 하부에 염화칼슘이 눈과 달라붙으면 녹이 슬고 수리가 어려워진다. 또 도로에 뿌린 염화칼슘이 땅속으로 스며들면 토지의 수분을 흡수하기에 나무와 식물이 말라 죽는 문제도 생긴다.

공무원 A 씨는 염화칼슘을 통한 선제적 제설이 없다면, 겨울철 인명피해와 교통사고 등 문제가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출·퇴근 길 선제적 제설이 없다면 도로 결빙 사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염화칼슘 사용은 필수적”이라며 “폭설 관련 민원도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에 염화칼슘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국민권익위 민원분석시스템에 수집된 제설 관련 민원은 약 3만1000여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겨울철인 12월과 1월에 민원의 80%가 발생하고 있다.

다만 염화칼슘 사용을 반대하는 이들은 환경오염과 반려동물 문제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직장인 A 씨는 “염화칼슘이 차량에 묻어 수리를 청구한 기억이 있다”라며 “환경오염도 많이 시키는데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친환경 제설제를 사용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재설대책 비상근무에 따라 서울 마포구청 직원들이 염화칼슘을 살포하고 있다. [마포구 제공]

직장인 B 씨는 “겨울철 반려견과 산책하다가 염화칼슘이 섞인 눈을 먹어 크게 놀란 적이 있다”라며 “신발을 신기지 않으면 발에도 상처가 남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눈이 왔을 때 길에 뿌리는 염화칼슘은 부식성이 강해, 반려견이 밟았을 때 발에 자극을 줄 수 있고 정도가 심할 경우 화상을 입힐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염화칼슘의 단점을 보완한 친환경 제설제 사용을 장려하고 있지만, 문제는 비용이다. 친환경 제설제의 경우 기존 염화칼슘에 추가 성분을 넣기 때문에 적게는 1.5배에서 많게는 3배까지 비싸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에는 친환경 제설제를 늘려가면서, 도로에 열선을 까는 스마트 도로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자체 관계자는 “염화칼슘 부작용으로 인한 환경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친환경 제설제 비율을 높여가고 있다”라며 “비용 문제의 경우 스마트 열선 도로를 확충하는 등 근본적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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