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이준석 손맞잡았다…제3지대 들썩, ‘빅텐트’ 가능할까 [정국 기상대]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과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양향자 대표 출판기념회에서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가 본격적으로 들썩이고 있다.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이 거대 양당의 기득권 구조를 깨는 ‘새로운 정치’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연대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다. 제3지대 ‘키맨’으로 꼽히는 두 사람이 세력화를 이뤄내면, ‘빅텐트’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전 대표와 이준석 위원장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의 출판기념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양향자 대표는 물론, 행사에 참석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에 손을 내밀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축사를 통해 “국민이 새로운 정치를 요구하는 이때 양향자 대표의 도전이 있어야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양당의 철옹성 같은 기득권을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주저앉겠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 내는데 양향자 대표의 도전 의식이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 신념을 가지고 새로운 시대를 지도해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제3지대 연대 가능성에 대해 “협력 방식이 무엇이냐 하는 건 앞으로 드러나겠지만 협력해야 한다는 원칙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준석 위원장도 축사자로 나서 “누군가는 ‘여의도 사투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은 여의도 사투리를 대체할 다른 방언으로 그들만의 언어인 ‘서초동 사투리’를 용납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앞으로 받아들일 언어가 있다면 과학기술계, 젊은 세대 이야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위원장은 이어 한국의희망에 대해 “우리가 가진 과학기술, 미래 동질성만으로 같은 꿈을 꿀 수 있는 동지의 자격을 넘어섰다고 확언하겠다”며 연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다른 세력과 한강 정도의 차이가 있다면, 한국의희망과는 청계천이 놓여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며 “한국의희망이 과학기술인 인재 영입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출판기념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제3지대 세력이 한데 집결하면서, 이들의 연대 속도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두 사람은 이날 양향자 대표 출판기념회 인근에서 열린 조응천 의원의 북콘서트를 두 차례나 찾았다. 조응천 의원은 민주당 혁신계 의원모임 ‘원칙과상식’ 4인 중 1명으로, 이들은 오는 10일 민주당 탈당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앞두고 중도층 비율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들의 연대가 선거 결과에 주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다만 정치권에는 제3지대 연대 가능성을 평가절하하는 목소리가 많다. 이낙연 전 대표는 반명(반이재명), 이준석 위원장은 반윤(반윤석열) 깃발을 들고 신당 창당에 나서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화학적 결합을 이루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성태 국민의힘 전 중앙위원회 의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념과 가치 철학 모두 다른 길을 걸어왔던 두 사람이 과연 지금 현재 민주당과 또 국민의힘 양당 체제에 이념을 배제하고 새로운 스펙트럼을 만들어내는 정당의 모습을 어떻게 갖출지 결코 쉽지는 않을 거라고 보고 있다”고 관측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준석 위원장은 당대표를 하다가 대통령 말 안 듣는다고 쫓겨났으니 창당 명분이 있는데, 이낙연 전 대표는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라디오 방송에서 “지금 오월동주 같은 상황이다. 서로 굉장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같이 할 수밖에 없는 필요성에 내몰리는 상황인데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이어 “왜냐하면 첫째는 창당 목적이 다르다. 일단 이준석 신당, 이쪽은 대안 국민의힘”이라며 “반면에 이낙연·금태섭 이쪽은 ‘제3의 길’이다. 양당 정치의 폐해, 이리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념이 좀 다르다. (이준석 신당은) 다양성을 배려하기 위한 예컨대 쿼터제·할당제 모두 반대하고 장애인에 대해 상당히 비관용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이런 문제가 있다. 반면에 저쪽은 아무래도 정의당하고 민주당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진보의 정통적 가치관들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러다 보니 사실 가치랄 게 굉장히 달라 서로 참아낼 수 있을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