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지금의 헌법정신에 정확히 부합한다”

보수진영 전체 반발보단 일부 돌출적인 행위

이재명, 민주 세력 적자로 적합하지 않은 인물

국힘, 보수진영 변화 이끌고 민주당 연성지지자 포괄해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윤상원ㆍ박기순 묘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윤상원ㆍ박기순 묘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월 4일 광주를 찾아 “5·18 정신은 지금의 헌법정신에 정확히 부합한다”라고 말했다. 한동훈 위원장의 발언은 단순히 5·18을 맞아 광주를 참배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헌법에 담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를 둘러싼 논란을 살펴보자.

먼저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보수 내부의 반대이다. 당장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은 5·18 민주화운동을 북한의 소행으로 보는 인쇄물을 배포했다. 허식 의장의 행동은 단순한 개인적인 반발을 넘어 보수 일각의 5·18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을 보여준다.

그러나 허식 의장의 반발은 보수진영 전체의 광범위한 반발의 일환이라기보다는 그중 일부의 돌출적인 행위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보수진영은 5·18, 부정선거 등과 관련하여 근본적인 문제 제기를 거듭해 왔지만, 그것이 대중적으로 확산하지는 않았다. 대중적으로는 그런 인식에 나름 동의하면서 전체 전선을 흩트리지 않는 선에서 자제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범야권 발 변화 움직임이다. 이를 다루기 위해서는 미묘한 여론 지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데일리안이 지난해 12월25일~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의 분당 가능성이 있다 53.8%, 없다 35.0%이고 특히 분당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서 광주·전라남북도가 47.1%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경우는 분당 가능성이 있다가 30.7%이다.

이재명 사퇴 질문에 대해서는 찬성한다 42.8%, 반대 44.5%이고 광주·전라남북도의 38.1%가 찬성한다.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대해서는 있다 57.6%, 없다 37.9%이다. 자세한 사항은 데일리안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상을 종합하면 민주당은 이재명 단일 체제가 유지되는 듯하지만 그 내부에서 불만이 누적되는 양상이라고 볼 수 있다. 여전히 사법리스크가 현존한다고 보고 이재명 대표의 사퇴를 통한 돌파구 마련에 42.8%나 동의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를 5·18에 빗대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이재명 체제가 5·18 정신을 계승한다고 보는 흐름과 이재명 체제가 5·18 체제와 충돌한다고 보는 흐름이 있을 수 있다. 만약 국힘이 5·18에 대한 경직된? 태도를 견지한다면 양자가 균열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 국힘에서 5·18에 대한 유연한 태도가 부상한다면 양자의 분열이 가시화할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이다.

전통적으로 범여권의 리더들이 5·18을 기해 광주에 참배한 것은 그런 배경 때문인데 그런 행동들이 다분히 일회적인 측면이라면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5·18 행보는 아예 헌법정신으로 담겠다는 것이어서 차원이 다른 주장으로 보인다.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보면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5·18에 대한 성격이다. 보수 일각에서 5·18을 민주항쟁이라 아니라 북한군이 개입된 일종의 폭동으로 보는 견해들이 있다. 터무니없는 주장이고 한국 현대사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위험한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첫째를 거르고 보면 남는 것은 5·18을 계승하는 정치세력이 누구인가 하는 점이다. 한동훈 국힘 비대위원장이 이를 제기했고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당 대표와 그에 반대하는 여러 인물과 세력들이 자임하고 있다.

근본적인 질문은 5·18을 모든 국민이 선양해야 할 민주항쟁이라고 했을 때 이재명 당 대표가 그에 합당한 인물인가이다. 필자는 이재명 당 대표는 5·18은 물론 한국 사회의 일익으로 민주와 평화통일의 세계를 개척해왔던 민주 세력의 적자로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다.

만약 57.6%의 국민이 이재명 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믿는다면 즉 검찰에 의한 표적 수사가 없거나 부분적이라고 본다면 이재명 당 대표는 대선 직후 사법적 문제를 해결한 후 정치에 복귀했어야 한다. 이재명 당 대표가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고 당 대표가 되면서 사법리스크라는 사법적 문제가 제1야당의 당 대표라는 정치적 지위와 얽히며 한국 사회는 난마와 같이 복잡한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와 혈연적인 일치감을 느끼는 강성 지지자들과 이재명 당 대표 체제에 대해 소극적인 불만을 품는 연성지지자들로 양분되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정치는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정치적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다.

이를 극복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 한동훈 비대위 체제이다. 그런데도 한동훈 비대위 체제는 주로 중도층의 일부만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치의 근원적 발전을 위해서는 적어도 민주당·이재명 체제의 연성지지자들도 동의할 수 있는 정치적 변화가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5·18을 통해 일차적으로 국힘과 보수진영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2차적으로 민주당의 연성지지자들까지 포괄하는 건설적인 변화를 생각해봄 직하다.

이때 기조는 5·18등 민주항쟁의 계승과 정치적 갈등 해소를 통한 건설적인 미래의 기약 정도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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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민경우 시민단체 대안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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