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쥐나 새를 물고 온 고양이를 판별해 문을 열어주지 않는 '스마트 고양이 문'. 사진=플래피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현지 시간으로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진행됐다.

올해 4000여 개 기업이 참여해 첨단 기술을 선보인 가운데, 죽은 쥐를 물고 온 고양이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 스마트 고양이 문, 관찰하는 새의 이름을 알려주는 AI 쌍안경 등 독특하고 재밌는 기술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 거절하고 싶은 고양이의 보은…’죽은 쥐 출입금지 문’

죽은 쥐나 새를 물고 온 고양이를 판별해 문을 열어주지 않는 '스마트 고양이 문'. 스마트폰과 연동해 화면을 보고 열어줄 수도 있다. 사진=플래피(Flappie)

외출하는 고양이를 둔 주인들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뜻밖의 ‘선물’이다. 이에 스위스의 한 스타트업이 고양이가 죽은 사냥감을 물어오면 알람을 울리는 AI 고양이 문을 공개했다.

플래피(Flappie)가 공개한 고양이문은 외부에 모션 센서와 야간 투시경 카메라가 있어 고양이 관련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를 기반으로 고양이가 쥐나 새처럼 작은 동물을 입에 물고 있는 경우 들어올 수 없도록 막아준다. 수동 잠금도 가능하며, 특정 마이크로 칩만 인식해 사용자가 키우는 고양이만 들여보낼 수도 있다.

다만 설립자는 이 고양이 문이 ‘사냥감 선물’을 약 90% 정도만 막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똑똑한 고양이가 쥐를 먼저 안으로 떨어뜨리고, 그 다음에 자신의 몸을 넣는다면 막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 조금 무서운 ‘AI 친구’…고객 서비스까지 지원

화상 회의나 AI에 연결해 고객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장치. 사진=위헤드(WeHead)

섬뜩하면서 불쾌한 느낌을 주는 AI 친구도 전시됐다. 위헤드(WeHead)가 전시한 머리 모양의 장치 화면에는 사람의 얼굴이 나타나 있다.

‘친구’ 콘셉트의 이 인공지능(AI)은 오픈AI 챗봇보다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액세스해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고 설립자 일리아 세도시킨은 전했다. 그러면서 테크 전문매체 테크 익스플로어에 “만약 오늘 CES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면, 일주일 뒤에 그(장치)는 당신에게 CES와 관련한 질문을 물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업체는 이 장치가 어린이를 위한 AI 교육자, 장애인을 위한 보조자, 맞춤형 뉴스 진행자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으며 사용자가 좋아하는 유명인과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입력해 ‘디지털 클론’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 단 90초만에 립아이 스테이크 완성하는 ‘스마트 그릴’

스마트 그릴 '퍼펙타' 조리 장면 예시. 사진=시어그릴(Seergrill)

탈 걱정 없이, 뒤집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요리 초보도 스테이크를 완성할 수 있는 ‘스마트 그릴’이 등장했다.

시어그릴(Seergrill)이 선보인 ‘퍼펙타'(Perfecta)는 터치스크린을 통해 원하는 익히기와 굽기 수준을 설정할 수 있는 AI 탑재 그릴이다. 최대 섭씨 900도까지 올라가는 높은 화력과 360도로 가엻는 기능을 통해 빠르고 손쉽게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 업체 측은 “기존 요리보다 10배 빠르고 맛있는, 영양가 가득한 식사를 준비할 수 있다”며 “90초 안에 1인치 립아이 스테이크를, 2분 30초 안에 닭가슴살 4개를 구워낼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사용자의 입맛에 따른 굽기 조절도 가능하다. 매 식사 마다 사용자가 요리의 만족도를 평가하면 누적된 데이터에 따라 AI가 요리법을 바꾼다.

◇ 자율주행 자동차? 아니 자율주행 ‘AI 유모차’

전동휠체어에 타고 스마트 유모차를 조작하는 모습. 사진=글룩스킨드(Gluxkind) 틱톡

자율주행 유모차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CES에 등장했다. 보호자가 유모차를 잡지 않아도 따라가며, 잠투정을 부리는 아이가 편안함을 느끼도록 부드럽게 움직이기도 한다.

캐나다 스타트업 글룩스킨드가 선보인 AI 유모차는 듀얼 모터 시스템으로 오르막길을 더 쉽게 올라갈 수 있도록 보조해주는 동시에 내리막길에서 갑자기 미끄러지지 않도록 자동 브레이크를 걸어준다. 또한 AI 기능을 통해 주변에 잠재적인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보호자에게 경고해주기도 한다.

만약 아기가 안기고 싶어 할 때는 자율 주행 모드로 운전도 가능하다. 사용자가 직접 손으로 밀지 않아도 아기를 안은 사용자 앞에서 알아서 움직인다. 다만 아이가 유모차 안에 있으면 자율 주행 모드는 켜지지 않는다. 아이가 유모차 안에 있을 때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자장가 모드뿐이다.

◇ 공공장소에서는 조용히…’AI 마스크’ 끼고 수다 떨어볼까

'사일런트 마스크'(Silent Mask). 사진=스카이테드(Skyted)

사람들 많은 공공장소에서 꼭 필요한 통화를 해야 할 때, 민폐를 끼치지 않으면서 보안도 유지할 수 있는 AI 마스크가 등장했다. 스카이테드(Skyted)가 공개한 ‘사일런트 마스크'(Silent Mask)다.

이 마스크를 끼고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내부의 소리는 80% 정도를 유지하며 주변 소음을 차단하고 동시에 외부로 나가는 소리는 25데시벨 정도로 줄어든다. 25데시벨이면 귓속말하는 소리보다 낮은 수준이라 옆사람이 알아들을 수 없다.

IT 전문매체 엔가젯은 공진기를 사용해 소리를 챔버로 끌어들이는 제트 엔진 모델과 유사한 기술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접 착용해본 결과 착용감이 답답하기는 하지만 외부에서 거의 알아들을 수 없다고 전했다.

◇ 저 새 이름은 뭐지?…동물 이름 알려주는 ‘AI 쌍안경’

스마트 쌍안경 'AX VISIO'. 사진=스와로브스키 옵틱(Swarovski Optik)

스와로브스키 옵틱(Swarovski Optik)이 공개한 AI 쌍안경 ‘AX VISIO’는 은 야생동물, 특히 조류 관찰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딱 맞는 장비다.

일반적인 쌍안경과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버튼 하나만 누르면 빨간 원 안에 들어온 피사체의 이름을 알려준다.

주로 조류 관찰에 집중된 기능이지만 가운데 다이얼을 돌려 유럽과 북미에 거주하는 일부 포유류까지 총 9000여 종을 식별할 수 있다. 양쪽의 렌즈는 관찰 용이며, 가운데 렌즈는 새를 식별하는 정밀한 범위 지정 작업을 수행한다.

◇ 투명 디스플레이 TV에 초거대 병풍 TV까지

C SEED가 CES 2024에서 선보인 접이식 TV. 사진=C SEED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차세대 스크린으로 제시한 ‘투명 디스플레이 TV’는 CES 2024에 소개된 제품 가운데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기술 중 하나다.

이와 함께 병풍을 연상시키는 137인치 접이식 TV도 등장했다. C SEED이 공개한 N1은 137인치 마이크로 LED 4K TV로 접어서 현대미술품처럼 보관하다가 펼쳐서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접어서 장식품처럼 보관하다가 넓게 펼쳐 선명한 화질로 TV를 즐길 수 있지만, 판매가가 22만 달러(약 2억 8000만원)에 달한다고 기즈모도는 전했다.

◇ 가속 밟으면 ‘신나는 노래 붐붐’…드라이빙에 따라 음악 설정하는 ‘디제잉 자동차’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9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열렸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웨스트홀 메르세데스 벤츠 부스에서 관람객이 CLA클래스 콘셉트카를 살펴보고 있다.라스베이거스(미국)=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운전자가 디제이가 되는 기술이 벤츠에 도입된다. 미국의 유명 그룹 멤버 윌 아이 엠(will.i.am)은 메르세데스 벤츠와 협업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 사운드 드라이브'(MBUX SOUND DRIVE)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윌 아이 엠이 소개한 이 기술은 센서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자동차 하드웨어 움직임에 따라 차내 음악을 바꾸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가속 페달을 세게 밟으면 점점 빨라지는 EDM 음악을, 약하게 밟으면 저음의 노래를 틀어준다. 운전대를 돌리면 코러스가 나오는 등 운전자가 차내 노래를 바꾸는 ‘디제이’가 되는 셈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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