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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저녁 대만 총통 선거 승리가 확정된 직후 타이베이 당사에서 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라이칭더와 샤오메이친(蕭美琴·53) 총통 및 부총통 당선인./민진당 제공.

13일 실시된 대만 총통 선거에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65) 후보가 예상대로 넉넉하게 승리한 것에는 상당히 많은 이유가 있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정보에 정통한 타이베이(臺北) 소식통들의 14일 전언에 따르면 우선 각종 여론조사에서 단 한번도 지지율 1위를 놓쳐본 적이 없는 라이 후보의 막강한 경쟁력을 꼽아야 한다. 여기에 경제, 안보 분야에서 비교적 선방했다고 해도 괜찮을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의 치적 역시 거론해야 한다. 라이 후보가 등에 업은 현직 부총통이라는 프리미엄보다 훨씬 더 막강하게 작용한다는 설까지 파다했던 것이 현실이다.

무슨 수를 썼어도 꼴지를 해야 할 운명이었던 대만민중당(민중당) 커원저(柯文哲·65) 후보의 완주도 빼놓으면 곤란하다. 만약 그가 ‘후보 단일화’를 통해 국민당과 허우휴이(侯友宜·67) 후보에게 양보를 했다면 선거 결과는 오리무중이 됐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그는 막판에 엄청난 뚝심을 발휘해 예상보다 10%P 이상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는 기염까지 토하면서 결과적으로 라이 후보의 당선에 일등공신이 됐다. 향후 정치적 위상이 급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국민당과 허우 후보가 상당한 약체였다는 점, 미국의 눈에 보이지 않는 민진당에 대한 지원, 무력 시위까지 동원한 중국의 압박이 통하지 않았다는 사실 역시 예상과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게 만든 요인들로 손꼽힌다. 여기에 대만 유권자들이 정치보다는 경제에 관심이 더 많았다는 사실까지 거론할 경우 라이 후보의 승리는 아예 사전에 이미 정해져 있었다고 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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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중심가에서 TV를 통해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의 승리를 확인한 민진당 지지자가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타이베이=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당연히 승리한 민진당 진영에서는 환호작약하고 있다. 13일 타이베이(臺北)시 중산(中山)구 중산베이루(中山北路)에서 수만여 명의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축승회를 거행한 것도 모자라 조만간 전국 순회 당원대회를 가질 예정으로 있는 사실만 봐도 좋다. 반면 사전에 결과를 이미 알았을 법한 국민당은 그럼에도 침통한 분위기를 숨기지 못하고 있다. 젊은 층을 비롯한 일부 당원들 사이에서는 당의 존립조차 우려하는 시각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기적의 3위를 했다고 봐도 괜찮은 민중당은 승리한 것만큼이나 흥분하고 있다. 향후 정국에서 캐스팅보드를 쥐게 됐다는 자신감이 넘치고 있다는 것이 민중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로도 앞으로 입법위원 8명을 당선시킨 여세를 몰아 제1 야당을 목표로 매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전 세계로부터도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선거일을 전후해 약 400여개의 외신이 타이베이에서 기사를 타전했다면 어느 정도인지 잘 알 수 있을 것 같다. 러시아가 중국 편을 들면서 대만과 세계가 자제해야 한다는 논평을 낸 것은 이로 보면 하나 이상할 것도 없다. 일부 외신이 민진당의 재집권으로 대만이 향후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을 것이라고 분석한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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