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법무부 장관을 사퇴하고 국민의힘에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지 한 달을 맞았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여전히 상승 곡선을 그리지 못한 채 답보하고 있다.

2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이날 별도의 공개 일정 없이 통상업무를 볼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1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법무부 장관직 사의를 표명한 한 위원장은 이날로서 비대위원장직 수락 한 달을 맞았다. 오는 26일에는 비대위원장 공식 취임 한 달을 맞는다.

한 위원장이 공직에서 사퇴하고 여당 내에서 정치 행보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좀처럼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與 지지율 한 달째 36% 답보
[한국갤럽 제공]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월 3주 차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36%, 더불어민주당은 33%, 무당층은 26%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였던 1월 2주 차 조사와, 그 이전 조사였던 지난해 12월 2주 차 조사에서도 36%의 정당 지지도를 얻으며 한 달 넘게 지지율이 답보하고 있다. 갤럽 조사 기준, 국민의힘은 최근 20주간 민주당을 근소하게 앞서고 있지만, 모두 오차 범위 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지역별로 보면 국민의힘은 이번 조사에서 ▷서울 41% ▷인천·경기 31% ▷대전·세종·충청 36% ▷광주·전라 11% ▷대구·경북 54% ▷부산·울산·경남 41%의 지지율을 얻었다. 민주당은 ▷서울 33% ▷인천·경기 33% ▷대전·세종·충청 32% ▷광주·전라 55% ▷대구·경북 15% ▷부산·울산·경남 등의 지지율을 얻었다. 한 위원장의 취임 직전 조사인 지난해 12월 2주 차 조사와 비교하면, 서울 지역에서만 6%P(35%→41%) 올랐을 뿐, 대부분의 지역에선 지지율이 하락했다.

연령별로 보면 ‘18~29세’ 지지율(23%→25%)과 50대 지지율(31%→34%), 60대 지지율(50%→55%)이 올랐고, 이념 성향별로 보면 보수·중도·진보층 모두 지지율이 3%P씩 상승했다. 이번 조사에서 보수층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72%, 중도층은 26%, 진보층은 12%로 조사됐다.

韓, 전국 순회·정치 개혁 행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8일 강남구 중소기업 휴레이포지티브에서 총선 1호 공약 ‘일·가족 모두행복’을 배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공약 발표를 한 위원장이 ‘택배 1호사원’으로 ‘국민택배 정책배송’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연합]

한 위원장은 지난해 말 비대위원장 취임과 비대위원 인선 후 비대위를 공식 출범한 이래, 전국 신년 인사회와 정치개혁안 발표, 저출생 대책 발표 등 정치 행보를 속도감 있게 진행해 오고 있다.

한 위원장은 지난 2일 대전과 대구·경북 지역 신년 인사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전북·전남, 울산, 세종, 제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을 순회했다. 한 위원장은 또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확정 시 재판 기간 세비 반납 ▷국민의힘 귀책으로 인한 보궐선거 무공천 ▷국회의원 50명 감축 ▷출판기념회를 통한 정치자금 모금 관행 근절 등 정치개혁 공약 발표에도 박차를 이어오고 있다.

아울러 지난 18일에는 국민의힘 총선 1호 공약인 ‘일·가족 모두행복’을 발표하면서, 공약 발표를 위해 한 위원장이 직접 ‘국민택배 1호 사원’으로 나서며 서울 강남구의 한 기업에 직접 정책 배송을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저출생 대책으로 ▷출산휴가의 ‘엄마·아빠휴가’ 전환 ▷한 달 유급 ‘아빠휴가’ 의무화 ▷육아휴직 급여 월 60만원 인상 ▷부총리급 ‘인구부’ 도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 후 기자들과 만나 ‘개인 지지율은 오르지만, 당 지지율은 그대로’란 지적에 “개인 지지율은 국민들이 잘 봐주는 거고 대단한 거라 생각 안 한다”며 “국민의힘이 정말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그걸 서서히 알아봐 주실 것”이라며 “저희는 계속 알아봐 달라 말하지 않을 것이고 실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부권 악영향 그나마 상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 인사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하지만 한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에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점에 대해, 일각에선 ‘윤 대통령’을 원인으로 진단했다. 한 위원장의 취임 전후 불거진 ‘특검법’ 이슈가 여당의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크게 작용했지만, 오히려 한 위원장의 노력 통해 지지율 답보 수준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앞서 있었던 윤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권 행사가 상당히 치명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른바 한동훈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는 마당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제동이 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그래서 수치로는 비슷하지만, 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감안하면 한동훈 효과가 그나마 악영향을 상쇄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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