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운영위원회 간사 등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마치고 국회운영위 개회 무산 관련 국민의힘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1.23.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야당이 23일 그동안 쌓인 정부여당에 대한 불만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터뜨렸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 강제퇴장 논란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흉기 피습 사건 등 현안 질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끝내 대통령실 관계자는 불참했다.

운영위는 이날 야4당(더불어민주당·정의당·진보당·기본소득당) 요구로 열렸지만,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대통령실과 경호처 관계자들은 모두 불참했다.

윤재옥 운영위원장은 “위원회 의사일정은 국회법에 따라 위원장이 간사와 협의해 정하는 것인데, 오늘 의사일정은 간사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여당 간사인 이양수 의원도 “여야 간사 간 합의 하에 운영되어야 하는데,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소집된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운영위 소집이 남발되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이 다음 회의 의사일정과 관련해 여야 간사에게 협의를 주문하고 산회를 선포하자, 야당 의원들은 이 의원을 향해 “지금 합의하라”, “언제까지 합의하라는 것인가”, “1년 내내 합의하고 있다” 등 불만을 터뜨렸다.

야당은 지난해 11월 2024년도 예산안 합의를 위해 운영위 전체회의가 열린 이후, 현안 질의를 위한 소집 요구가 한 번도 관철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당시 12월 말에도 야당은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채 상병 사망사건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등 현안 질의를 위해 운영위를 단독 소집했지만, 여당은 물론 대통령실 관계자는 출석하지 않았다. 결국 야당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만 이뤄진 회의가 10여분 만에 산회 되는 상황까지 벌어지자, 누적된 불만이 이날을 기점으로 분출된 모양새다. 야당 간사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전체회의 산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여당의 태도에 불만을 표출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도 연출됐다.

국회 운영위원회가 23일 야당 요구대로 개최됐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야 간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불참했다. [사진=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야당은 운영위 소집 문제뿐만 아니라 강 의원 강제퇴장 논란, 정부의 단말기유통법 폐지, 이 대표 피습 관련 국가안보실 추궁 등 정부여당이 관련된 민감한 현안을 언급하며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강 의원 강제퇴장 논란에 대해선 ‘국회의원 폭력·제압 사태’라고 규정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김용현 경호처장 파면을 촉구했다. 야당은 당시 강 의원이 대통령에게 위협을 가할 여지가 없었다는 점을 명확히 하며 ‘과잉 경호’ 논란을 부각했다.

강준현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실은 강 의원이 경호상 위해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하지만, 제압 시점에서 대통령 신변에 위협이 된다고 볼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같은당 박상혁 의원은 “유신시절 차지철이 야당 의원들한테 물리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문민정부 이후에 국회의원을 경호처 직원들이 함부로 대하는 일이 있었는가”라고 꼬집었다.

최근 대통령실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사퇴 요구를 둘러싼 당무개입 논란에 대해서도 운영위에서 현안 질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 의원은 “당무개입 문제점의 심각성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사유에 명백히 적시됐다”며 “운영위에서 이 문제를 짚고 대통령실이 집권여당의 당무에 개입했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철현 의원도 “노골적으로 당무에 개입한 대통령은 없었다”며 “윤 대통령과 대통령 경호처가 잇따라 보여준 희대의 블랙코미디에 국회의원 한 사람으로서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야당의 성토는 전체회의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이들은 운영위 회의실 바로 앞에서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여당 태도를 문제 삼았다. 특히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양수 의원의 ‘운영위 소집 남발’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이 이상하게 운영되고 있고, 국회가 무시당하고 있는데, 운영위를 소집한 것이 남발인가”라면서 “(회의 소집을) 안 받아 주는 것이 권한남용이고 남발이다. 왜 국회는 거기에 대해 묻질 못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강 의원 강제퇴장 논란에 대해서도 “강 의원이 ‘대통령님 힘내십시오’라고 (소리쳤다면) 입을 막았겠는가, 내용이 듣기 싫었을 뿐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도 “운영위가 대통령 사과와 경호처장 파면을 의결하는 게 마땅함에도 회의 불참과 대통령실 관계자가 참여 협의를 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 심히 유감”이라며 “앞으로 야4당과 함께 이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 사과, 경호처장 파면이 이뤄질 때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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