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안위 현안질의…경찰청장 “신상공개위 결정 번복 사례 없어”

‘습격범 변명문 열람’ 민주당 요구엔 “기소 전 공개 불가”

행안위 출석한 경찰청장
행안위 출석한 경찰청장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윤희근 경찰청장이 25일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현안질의를 위해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여당 의원들은 불참했다.
야당은 지난 16일 윤희근 경찰청장과 우철문 부산경찰청장, 김혁수 국무조정실 대테러센터장 증인 출석 안건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2024.1.25 xyz@yna.co.kr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피의자에 대한 신상 비공개 결정에는 ‘수단의 잔인성과 범죄의 중대성이 미흡하다’는 신상정보공개위원회 판단이 있었다고 부산경찰청장이 25일 밝혔다.

우철문 부산경찰청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출석, 민주당 김교흥 행안위원장이 습격범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통상 기존에 신상 공개를 했던 사건들에 비해 수단의 잔인성이나 범죄의 중대성이 다소 미흡하지 않냐, 이런 얘기가 내부적으로 신상공개위 위원들 간에 있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9일 신상 비공개 결정을 발표할 당시 신상공개위 위원들의 구체적인 판단 근거를 공개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이던 2006년 5월 발생한 커터칼 피습 사건을 언급하며 “당시에는 피의자 신상을 공개했는데, 이번에는 칼을 갈아 아예 죽이려고 찌른 것인데 어떻게 공개를 안 하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우 청장은 “박 전 대통령 사건은 신상공개 관련 법률이 생기기 전에 벌어진 일이라 시점적으로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함께 출석한 윤희근 경찰청장은 “계속 문제제기 하시는 신상 공개와 당적이라든지 여러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못 하게 돼 있는 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상공개위의 결정을 무조건 존중하느냐는 민주당 이형석 의원 질의에는 “위원회 결정을 경찰이 임의로 번복했던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답변하는 부산경찰청장
답변하는 부산경찰청장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우철문 부산경찰청장이 25일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현안질의를 위해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윤희근 경찰청장. 2024.1.25 xyz@yna.co.kr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경찰이 의도적으로 부실 수사를 했다며 공세를 폈다.

그러나 우 청장은 “수사본부 직원들이 열흘간 퇴근도 못 하고 적극적으로 수사했다”고 반박했다. 윤 청장도 “부산수사팀에서 최선을 다해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발표했다고 본다”며 일축했다.

우 청장은 범행 직후 물청소를 한 것은 범행 현장 훼손과 증거 인멸이라는 민주당 측의 주장에 “부산 강서경찰서장이 현장에서 과장들과 의논해 결정했는데 적절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범인이 검거됐고 증거물이 충분히 확보됐고 방송사, 당직자, 지지자 등이 다 있어 현장을 보존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상황 보고서에서 사건을 축소했다는 민주당 측의 의혹 제기에는 “현장 경찰관들이 그 급박한 상황에서 흉기를 과도로 판단한 것인데 비난해서는 안 된다”며 “칼이 정확하게 뭔지, 용어를 어떻게 선정해야 하는지 등 사전적 의미까지 현장 경찰관이 판단해 보고하라고 하면 위축돼 어떻게 활동하겠나”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습격 피의자가 남긴 8쪽의 ‘변명문’을 열람하게 해달라고 경찰에 요구했다.

그러나 윤 청장은 “기소도 되지 않은 중대 사건의 수사 사안을 공개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기록 자체는 이미 경찰을 떠나 검찰에 가 있고, 재판까지 갈 것이기에 어느 단계가 되면 당연히 공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인숙 의원은 피의자가 범행에 성공할 경우 변명문을 보내고자 했던 수신처 5곳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으나 윤 청장은 이 역시 “수사단계에서 확인했지만 말씀드릴 수 없다”고 못박았다.

윤 청장은 신상과 당적, 변명문 공개 의사를 피의자에게 물었어야 한다는 강병원 의원의 주장엔 “당적이나 변명문의 공개 여부를 피의자 의사를 물어보고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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