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수원서 이재명에 ‘세 가지 질문’

“법인카드를 본인이 쓴 것이 맞느냐”

“법카로 초밥 산 예비후보 공천할꺼냐”

“이런 질문 안 받고 도망다닐 것이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31일 오후 경기도 수원 영통구 한국나노기술원 프리젠테이션룸에서 열린 '함께하는 반도체 산업의 미래' 반도체 산업 현장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김동섭 SK하이닉스 사장(왼쪽), 이정배 삼성전자 사장(오른쪽)과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31일 오후 경기도 수원 영통구 한국나노기술원 프리젠테이션룸에서 열린 ‘함께하는 반도체 산업의 미래’ 반도체 산업 현장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김동섭 SK하이닉스 사장(왼쪽), 이정배 삼성전자 사장(오른쪽)과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경기도청 소재지이자 야권세가 강한 수원시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강하게 질타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오랫동안 실권을 잡고도 풀어내지 못한 수원의 숙원 사업들을 풀어낼 것이라 약속하며 총선을 앞두고 민심 뒤집기에도 나섰다. 당내에선 현재 전국적으로 불고 있는 ‘한풍(韓風)’이 수원에까지 불어닥칠 경우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동훈 위원장은 31일 경기도 수원 영통구에 위치한 한국나노기술원에서 열린 ‘수원 반도체산업 현장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대표의 신년간담회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테러는 범죄고, 테러로 정치 장사를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해당 발언은 이 대표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피습 사건을 두고 ‘특정 집단의 욕망’이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한 반응 차원에서 나왔다. 실제로 이 대표는 해당 회견에서 자신을 향한 정치 테러에 대해선 “개인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회 전체적 분위기나 특정 집단의 일종의 욕망에 따른 결과인 경우가 많다”고 발언했다.

이 같은 이 대표의 발언을 전해들은 한 위원장은 “(이 대표의 발언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 논리라면 배현진 의원에 대한 테러도 특정 집단인 민주당의 욕망 때문에 일어난 것이냐”라고 되묻기도 했다.

한 위원장의 이 대표 비판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한 위원장은 ‘청산해야 할 건 운동권이 아닌 검사독재’라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그냥 아무 말이나 막 하시는 것 같다”며 “검사독재라는 게 있느냐. 그게 무슨 말이냐. 검찰은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국민의 도구일 뿐이다. 그 도구 자체를 악마화하는 것은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역량을 줄어들게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한 위원장은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 횡령 의혹을 거론하며 “첫째, 법카 본인이 쓴 거 맞느냐. 둘째, 만약 민주당 어떤 예비후보가 기업이든 국가든 법카를 자기 샴푸 사고 초밥 사 먹고 자기 와이프한테 주고 이렇게 쓴 게 드러났다면 공천할 것이냐. 셋째, 이런 질문 안 받고 도망 다니는 거 부끄럽지 않느냐”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이기도 했다.

韓, 수원 찾아 ‘李 법카의혹’ 들추며 공세
‘철도 지하화’ 담은 4호 총선 공약도 발표
與 예비후보들과 ‘주민 애로 청취’하기도
“정치가 뭔갈 해줬다는 생각 가지길 바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경기 수원시 천천동보도육교에서 지역 주민과 동행하며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경기 수원시 천천동보도육교에서 지역 주민과 동행하며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이 같은 한 위원장의 날선 비판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발언이 나온 곳이 수원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한때 경기도지사로 근무했던 수원의 5개 지역구 현역 의원은 모두 민주당이다.

아울러 총 59개에 달하는 경기도 전체 의석 중 현재 국민의힘이 점유하고 있는 의석은 6개(성남 분당갑, 평택을, 동두천·연천, 이천, 안성, 포천·가평)에 불과하다. 그만큼 경기도와 수원은 야당의 세력이 강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이 같은 지역에서 이 대표에 대한 작심 비판을 내놓은 것 자체가 이 대표를 향한 선전포고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 한 위원장은 수원을 찾아 지역맞춤은 물론 전국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공약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날 지상역인 1호선 성균관대역이 있는 장안구 천천동의 한 육교를 찾은 한 위원장은 지상철도가 도심 단절을 초래하는 원인이라는 점을 짚으며, 철도 지하화와 함께 철도 상부공간과 주변 부지를 통합 개발하겠다는 내용의 ‘총선 4호 공약’을 발표했다.

아직 구체적인 구간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수원역∼성균관대역’ 부근의 철도가 지하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국민의힘은 서울 영등포역~용산역 구간과 대전 대전역 인근의 지하화 계획도 함께 추진해 ‘1시간 생활권 조성’을 약속하기도 했다. 단순한 지하화가 아니라 각각의 도시 여건에 맞게 환승·유통 거점, 중심업무 지구, 도심 녹지지역 등으로 특화 개발하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뉴시티 프로젝트를 다시 꺼내들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경기도 일부 지역의 서울 편입뿐 아니라 경기도 분도를 추진하겠단 공약도 덧붙였다. 그는 “메가시티만 다시 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서울권으로 편입되고 싶어하는 논의가 있고 경기도를 분도하고 싶어하는 논의가 양립 불가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해당 지역 시민께서 원하는 바를 전제로 둘 다 행정력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끝으로 이날 한 위원장은 수원시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소속 예비후보들과 함께 주민들의 불편사항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날 방문규 전 산업통상부 장관(수원병), 이수정 경기대 교수(수원정), 김현준 전 국세청장(수원갑) 등은 한 위원장과 동선을 함께 했다. 한 위원장은 “대한민국 모든 지역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고 싶다. 국민께서 우리의 정치적 에너지가 집약되는 총선에서 무엇이든 좀 얻어갔으면 좋겠다”며 “수원에서 이기든 지든 우리는 지하화를 공약할 것이다. 국민들께서 총선이 지나고 나서도 ‘정치가 뭔가를 해줬다’하는 생각을 가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을 내놓은 건 하루이틀 일이 아니지만 민주당에 상징성이 있는 지역에서 이처럼 센 발언을 꺼낸 건 확실한 대결구도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이 해내지 못한 것들을 약속하며 주도한 분위기를 이어나가 수원에서 2~3석을 가져올 수 있다면 총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한 위원장 본인도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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