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출신 인사들 ‘서울 양지’ 출마 논란

“차차 두고보자” 강남을 공천 여지 남긴 한동훈

유승민 카드로 비판 잠재우고 수도권 판 바꿀까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데일리안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데일리안

국민의힘이 ‘대통령실 출신 인사 양지 출마’ 논란을 촉발한 ‘서울 강남을’ 교통정리에 들어갔다. 이곳에 공천 신청을 한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과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한발 물러난 상태다. 당은 강남을에 우선추천(전략공천)을 할 가능성이 높은데, 유승민 전 의원 배치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 연탄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이원모 전 비서관·박진 전 장관을 강남을에서 다른 지역구로 옮기는 것을 조율중이냐’는 질문에 “공천에 관한 문제는 공개적으로 모든 진행과정을 말할 수 있지 않다”며 “차차 두고보자”고 여지를 뒀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남을에 제3의 인물을 공천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오늘까지 여론조사가 실시된다”며 “여러 상황을 보고 지역구마다 어떤 분을 공천할 지에 대해선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를 해보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과 장 사무총장 모두 사실상 강남을 전략공천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한 위원장은 전날 ‘이원모·박진, 강남을 공천 신청’에 대해서 “누구나 모두 양지를 원하고, 신청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라고 거리를 둔 바 있다.

윤 대통령 측근으로 통하는 이 전 비서관은 지난 6일 “공천과 관련된 어떠한 당의 결정도 존중하고 조건 없이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박 전 장관도 출마와 관련해 당과 상의할 것이라는 뜻을 보였다.

설 귀성 인사를 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KTX 대합실에서 시민과 사진을 찍고 있다. (공동취재) ⓒ연합뉴스 설 귀성 인사를 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KTX 대합실에서 시민과 사진을 찍고 있다. (공동취재)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보수당 텃밭인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8개 지역구에서 송파병을 제외한 7개 지역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강남을은 고가아파트가 밀집한 개포동과 함께, 영구임대아파트와 공공주택지구 등이 있는 수서·세곡·일원동으로 함께 이뤄져 있다. 이 때문에 강남3구에서도 민주당 성향이 강한 지역이며,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전현희 민주당 전 의원이 당선되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강남을은 강남 주민들이 선호하는 엘리트 이미지가 강하면서도 중도층에 소구력이 있는 인물이 와야 당선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기에 대통령실 출신 참모·장관이 대통령실 후광으로 ‘양지’를 선점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 터라, 이러한 부정적 분위기를 잠재울 수 있는 인물을 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덧붙는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현재 ‘대통령 측근 양지 출마’라는 강남을 비판을 한번에 잠재울 수 있는 인물이 유승민 전 의원”이라며 “지도부 내부에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유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고, 크게 반대하는 분위기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에 비판적인 인물을 국민의힘 핵심 지역에 배치하는 것 자체가 대통령의 총선 승리 의지를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시그널이 아니겠느냐”며 “유 전 의원이 강남을을 중심으로 서울과 수도권 전체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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